2006년 11월 20일 월요일

Hillsong United의 방한



드디어 그들이 온다!!
다소 콘서트 소식을 늦게 접한 나로써는 죽기살기로 티켓을 구하려 했다.
그러나! 결국 워크샵 티켓만 손에 넣었고 당일 콘서트장에 가면 무슨 수가 생기려니하고 배짱guts를 내세우고 콘서트장을 향했다.

콘서트 장이라고 해봤자, 포스터에 나와있듯이 한 조그만한 교회겠지려니 하고 인근 전철역에서 내려 택시기사에게 물어봤다.

"저기요. 혹시 xx중앙교회라고 아세요........?"
"응, 알지. 어여 타시게"


나를 태운 그 택시는 xx중앙교회로 쓩~ 향했다. 시간이 촉박했던지라 택시를 탄건데 나중에 알고보니 버스로 한정거장만 오면 되는 걸 천구백원이나 내면서까지 간것이었다. 어쨋건간에 도착을 했는데 도착하자마자, 내 입이 떠억 벌어졌다.

무슨 대학교 건물도 아니고, 교회에 정문에는 커다란 안내소가 비취되어 있고, 안내소 옆에는 큰 길이 하나 나있었다. 아마도 지하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이렸다. 역시 이정도 규모는 되야지 이런 정도 콘서트도 개최하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문듯 2년전 쯤 비좁은 쿠네타아스트로돔에서 미어질듯한 군중으로 혼잡했던 돈 모엔 콘서트현장의 경험이 스쳐지나간다. 그곳도 명색이 마닐라에서도 손에 꼽을만한 규모였는데..

워크샵은 사람들이 그리 많이 참석하지 않는 관계로 지하의 소강당을 사용해서 진행되었다. 내용은 청소년선도를 생각하는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약간 거슬리던게 있었다면, 한국통역을 마디마디마다 해주어서 말의 흐름이 끊겼던것과 윗층 본관에서 유나이티드팀이 리허설하는 소리가 '쿵 쿵'거리며 소강당까지 들렸다는 것. 그외에는 만족스러웠다. 5천원냈는데 이정도면 어디냐하고 말이다. *smirk*

워크샵은 후다닥 종료되었고, 이제 남은건 표를 구하는 일인데말이다..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진행팀이 한번 나가면 다시 못들어온다고 좀 오바를 하는 바람에 어째 표를 사야한다는 생각보다 여기 있어야 겠다는 생각에 버티다가 결국은 쫓겨났다. *^_^* 헤헤

역시나 나가자마자 수백명의 사람들이 미어지도록 계단에 줄을 서있었다. 조급해서 매표소로 달려갔는데.. 가만있자, 문제는 현금이 없닷! 헛...!

"카드로는 안되나요..?"
"네, 안 되겠는데요?"


현금으로 밖에 표를 못산댄다. 뒤를 돌아보니 인상좋게 생긴 분이 표를 세장 들고서 계신다.

"표 필요하시죠?"
"허헉, 네에! 필요한데요."
"몇 장이 나 필요하세요?"


라고, 물어보길래 한장정도는 그냥 줄걸로 예상했으나..

"그럼. 2만원만 주세요."


털썩.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구나.. 어떻게 어떻게 내 처지를 설명했더니 계좌이체로 보내달란다. 일단 표는 구했닷! 아 즐거워~라!

다시 그 기나긴 줄로 비집고 들어가려하니 앞이 깜깜하다. 근데 어쩐지 줄이 빨리 빠졌다. 들어가는 통로가 많아서 그런듯하다. 역시 건물이 좋은 덕이었다. 이럴때 Praise God을 하는건다. 하하.

콘서트 장은 넓었다. 한 교회의 예배당이라고 생각하니, 상상이 안되게 넓다. 정말. 근데 이런 큰 교회가 필요는 할까 생각이 든다. 사람이 많으면 그만큼 사람들이 맡을 역할 비중이 줄어들고, 프로페셔널한 사람들이 많이 필요하게 될것 이므로. 싫다. 그냥 느낌이 그렇다.

근데 너무 일찍 들어왔는지, 콘서트가 시작하려면 정말 좀 오래기다려야 했다. 좋은 자리는 이미 오래전에 다 누군가가 차지했었고, 난 어쩔 수 없이 꼬맹이들과 함께 구석에 자리했다. 초등학교 3, 4학년쯤 되어보이는 옆자리 꼬맹이들이 참 귀여워서 말을 붙여봤다.

"우와, 여기 어떻게 알고 왔어?"
"아빠랑 같이 왔어요. 저기 우리아빠."
"아, 안내하시는 분이니?"
"네."
"너희들 이런 노래 좋아하나봐? 어때? 막 신나고 그러지?"
"네."


...... 이런식으로 대화가 이뤄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나라는 아이들이 낯을 너무 가린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이라도 본다면 미간에 주름을 확잡으면서 야단을 할까봐 더 이상 말을 못붙였다.

주위를 둘러봤다. 어차피 콘서트 시작하면 조명이고 뭐고 다 꺼지고 스테이지만 집중될테니 지금이 관객 연령층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다.
젊은 사람들에서부터 지긋하신 연령층 분들까지 다양했다. 힐송의 인지도는 역시 대단한것 같았다. 근데 아마도 연령대를 잘못 알고 오신 분들도 꽤 있는 것 같았다. 특히나 옆 블록에 계셨던 이마가 넓으신 집사(?)님같은 분말이다.

난, 이런 부류의 음악들이 정말 청소년들에게 희망이 되고 삶의 원동력이 될거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보수적인consevative 중장년층에게는 조금 미친것crazy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들지도 모르니 조심해야할 것 같다. 청소년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것 이다. 그들이 어떻게 생각을 하든지, 이번 기회에 우리 세대의 문화를 잘 느끼고 돌아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기여코,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그들의 앨범에 실렸던 그 인트로로 말이다.

"그들은 팀이다."

힐송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 바로 이 점이다. 그들은 정말 방대한 팀을 이루고 있다. 주를 이루는 일렉기타만 해도 3~4대 정도는 되고 그들을 보조하는 기타 악기들과, 서로 번갈아가면서 곡을 인도하는 몇 명의 리더들이 있다. DVD를 통해 소개되어온 장년부의 예배를 보면 힐송만의 성가팀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지원backing은 예배를 더욱 감동적으로 이끌어준다. 바로 이런 것이 그들의 독창적인unique 음악 스타일이다.

성서에서도 말하듯이, 교회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한 몸을 이루는 것이라 한다. 이 들도 그 성서의 가르침을 따라 여러 명이 한 팀을 이뤄 완벽한 팀웍teamwork으로 하나의 찬양을 올리는 것 같다. 이런 것들이 이 세대가, 다음 세대로 전해 줘야 할 중요한 보물인 것이다.

유나이티드팀의 콘서트는 정말 완벽에 가까웠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그들이 짜놓은 각본에 맞게 딱딱 맞춰져 진행된 것만 같았다. 어디 한 곳도 어색하거나, 끼워맞춰져 있어 보이지 않았다. 각각의 역할을 잘 수행해내는 그들을 보며, 내 모습을 돌이켜보며 난 얼마나 인생을 대충살았나 반성하게 됬다. (실제로 그들은 내 나이 또래의 청년들이었다.)

그들이 청년youth라는 말을 내밷을 때마다 느껴지는 힘은 정말 이들이 세상의 모든 청년들을 대표하는구나라는 생각마져 들곤 했다. 우리 청년들이 바로 이들과 같다면 우리나라나 전 세계의 미래는 어둡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성보다는 평범함을 선호하는 우리네 청년들이 그들처럼 되려면 어떻한 노력이 필요할까? 이러한 생각들이 자꾸만 내 머리속에 맴돈다.

콘서트는 거의 3시간 30분정도 지속되었다. 중간중간에 몇번이고 끝난 것 같은 연출이 계속되었지만, 우릴 실망시키지 않고 몇 번이건 다시 스테이지에 나와주었다.

그렇게 하루는 후다닥 지나가 버렸다. 하지만 정말 보고 배운 것도 많은 하루였던 것 같다. 마침 일상에 찌들어 전환점refreshment도 필요했던 시기었던 것 같은데, 리프레시뿐 아니라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기회도 생겼던 것 같다.

콘서트 중 목소리 높여서 한껏 찬양하고 있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난 이렇게 밖에 찬양할 수 없을까?
왜 더 큰 소리로, 더 대담하게, 더 자유롭게 찬양할 수 없는 것일까?'


그런 생각에 눈물마져 났다. 콘서트장에 있던 많은 청년들은 모두 느꼈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 열정이고, 청년들의 힘이라는 것인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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