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A가 전망한 2015년의 세계
[美 CIA] "2015년 통일한국, 동북아 군사강국 부상"
세계전망 보고서... 美 유일 초강대국 지위 계속, 日-러 쇠퇴
미국 중앙정보국(CIA) 산하 싱크탱크로 중?장기 전략 결정을 돕는 국가정보협의회(NIC)가 최근 ?2015년 세계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68쪽에 달하는 이 보고서는 NIC가 지난 15개월간 민간 연구소와 대학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작성한 것으로, 남북한이 통일을 이루고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할 경우 동아시아의 군사강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향후 15년간 일본이 미국?유럽연합과 함께 형성해온 세계 3대 경제력 지위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고, 반면 중국과 인도가 경제?군사적 잠재력 면에서 크게 약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는 과거 미국과 자웅을 겨루던 강대국 면모를 잃고 쇠퇴를 거듭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구조적 변화로 사회적 혼란이 불가피하지만 과거 러시아를 대신하는 군사?경제 강국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NIC는 이와 함께 아시아 안보 환경은 미?중, 중?일, 중?인도의 강대국간 경쟁관계, 한반도 대만 남중국해 등의 역내 분쟁지대, 내부 도전을 받는 북한 중국 인도네시아 정치체제, 국가 내 지역간 긴장이나 소수민족 문제(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미국에 대해선 적대 국가와 테러단체들로부터 생?화학?핵미사일 공격을 받을 위험이 여전할 것이지만, 경제?군사?과학?기술?군사?외교적 영향력에서 필적할 상대가 없는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지위를 계속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어 중국이 15년간 해?공군 장비 근대화와 미국 본토를 겨냥한 수십기의 핵탄두 미사일 배치를 완료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영향력을 겨루는 경쟁 상대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대만의 중국 본토 귀속을 둘러싼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된다고 해도 중동에서 태평양으로 향하는 해상로를 놓고 미국과 패권을 다투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상당 기간 연 평균 7%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하겠지만, 정치체제가 이를 어떻게 뒷받침해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이 향후 중국의 위상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음은 NIC의 보고서 주요 부분을 요약한 것이다.
◆세계 인구
2015년 세계 인구는 72억명에 달할 것이다. 2000년 61억에 비해 약 11억이 늘어날 전망이다. 인구 증가의 95%는 개도국에서, 특히 도시 지역과 그 주변에서 뚜렷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 불안한 국가에선 인구 증가와 도시화가 불안정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연간 평균 세계인구 증가율은 1985년의 1.7%, 현재의 1.3%가 1% 선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과 신흥 중진국들에선 출산율 감소와 인구 노령화가 건강복지 및 연금 비용 증가를 초래할 것이고, 반대로 상대적 노동 인구 비율은 감소하는 현상이 뒤따를 것이다. 일부 개도국에선 비슷한 인구 추세가 오히려 노동 인구 증가와 그에 따른 경제성장 잠재성 제고 및 정치적 안정으로 이어지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기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의 인구는 현재의 9억에서 12억으로, 파키스탄은 1억4000만에서 1억95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이 창궐하고 있는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에선 높은 출산율에도 불구, 인구 증가율이 줄어들거나 전체 인구 숫자가 오히려 적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2000년 4340만명의 인구가 2015년엔 3870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AIDS는 아프리카 뿐 아니라 인도와 서남 아시아, 구소련 연방 공화국 일부 등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다. AIDS는 매년 국내총생산(GDP) 1%에 달하는 경제성장 감소를 불러오고, 건강복지 예산의 50% 이상을 소비하게 할 것이다.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선 평균 수명이 30~40세로 낮아지고, 매년 4000여만명의 고아를 양산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러시아는 높은 사망률과 낮은 출산율 때문에 1억4600만명에서 1억3000만~1억3500만 선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동유럽 국가들도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이다. 일본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서유럽 국가들도 출생률이 급증하거나 이민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인구 감소가 불가피하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은 몰려드는 이민자들로 인해 0.7~1%의 선진국들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추산된다.
선진국들은 인구 노령화로 인한 각종 문제로 골치를 썩이는 반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중동지역 및 중남미 일부 후진국들은 유소년?청년층 인구 증가에 따른 실업과 내부적 갈등으로 사회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천연자원과 환경
세계적인 식량 생산량은 지구촌 인구를 부양하는데 부족하지 않을 만큼 이뤄지겠다. 하지만 빈약한 사회 기반시설, 공급체계 미비, 정치적 불안과 고질적 가난으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일부는 여전한 영양실조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향후 15년간 이 지역에서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인구는 20%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수요는 약 50% 늘어날 전망이지만, 전체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충족할 수는 있을 것이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구의 채취 가능한 원유의 80%와 천연가스의 95%는 아직 매장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에너지 절약형 기술과 깊은 해저 원유 채굴 기술 등의 발전으로 에너지 고갈 사태는 빚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원유 총 수요는 2000년의 일일 평균 7500만 배럴에서 2015년엔 1억 배럴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며, 산유국들의 정책에 따라 원유가격은 주기적인 급등?급락 현상을 반복할 것 같다. 천연가스는 아시아에서의 수요 급증으로 앞으로 15년간 사용량이 1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식량이나 원유와 달리 물 부족은 중동지역,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아시아, 중국 북부 등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엔 30억명 이상이 매년 1인당 평균 1700㎥에 못 미치는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을 것이다. 개도국들에선 물의 80% 가량이 농업용수로 들어간다. 1t 곡물 생산에 약 1000t의 물이 소비된다. 때문에 15년 후엔 지하수를 너무 많이 끌어올려 쓴 결과로 많은 개도국이 관개농업을 유지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물 부족에 따른 지역?국가간 긴장은 2015년까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만 해도 30여개국이 자체적으로 필요한 물의 3분의 1 이상을 외국에서 끌어다 쓰고 있다.
환경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경작지와 열대림은 현격히 감소하는 반면, 온실 가스는 크게 늘어난다. 습지와 산호초 등의 감소로 희귀종 멸종 현상이 더욱 악화된다. 대기는 독성 화학물질과 오존으로, 강과 호수들은 산업?농업 폐수로 오염이 확대된다.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뜻이 모아지고 있지만,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노력은 기대하기 힘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지에선 오랜 동안 소홀했던 핵 시설 관리 등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으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동?중유럽 국가들 역시 공산권 시절부터 환경 보전을 무시해온 데 따른 후유증을 뒤늦게 겪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극 오존층 구멍은 앞으로 20여년간 더 커져 호주 아르헨티나 칠레 등에선 피부암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과학과 기술
불과 15년 전만 해도 정보기술(IT) 혁명의 엄청난 영향을 예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향후 15년 뒤엔 더욱 획기적인 정보기술 및 여타 과학?기술의 도약이 예상된다. 계속적인 정보기술의 전파와 새로운 생명공학 기술 발전은 최고점을 향해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IT는 세계 무역의 가장 중요한 근간이 될 것이며, 국경을 초월한 활동무대를 제공할 것이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IT혁명이 지난 18세기 중엽 산업혁명 이래 세계에 가장 큰 변화를 몰고 왔다는데 의견을 같이 한다.
정보통신, 생명공학, 재료과학, 나노(nano?10억분의 1)기술 분야의 지속적 혁명과 그 결합은 기술투자에 획기적 증가를 불러올 것이고, 이는 또 다시 새로운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기존 형태의 기술도 2015년까지 새로운 시장으로 부분적 발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초기 형태의 탄도미사일이나 대량 살상무기 기술을 습득하는데 관심 있는 일부 국가들이 그 때까지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공학은 게놈(Genome)지도 완성과 획기적 예방?진단?치료법 개발로 인간 수명 연장에 의학적 혁명을 가져올 것이다. 유전자 변형 곡물은 영양 실조에 시달리는 10억 인구에게 충분한 식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재료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환경오염 걱정 없이 영구적 사용이 가능하고 소비자 수요에 쉽게 부응하는 다기능 지능형 제품 생산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불량국가, 테러리스트, 범죄조직들이 새로운 초고속 정보기술과 과학 발전을 세계 안정과 안보를 위협하는 불법 행위에 동원할 가능성도 아울러 커진다. 첨단 정보?금융?수송 수단과 국제적 조직망을 갖춘 초국가적 범죄조직이 활개를 치고, 미국 캐나다 유럽 중국 콜롬비아 이스라엘 일본 멕시코 나이지리아 러시아 등지를 연계하는 일종의 동맹을 결성해 활동 규모나 반경을 늘려나갈 우려가 있다. 정책 결정권을 가진 정치인들을 조직적으로 매수하는가 하면, 불안한 금융기관이나 기업체들을 직접 인수하고, 광대한 지역 장악을 위해 반군 단체들과 협조할 가능성도 있다. 마약 거래, 밀입국 알선, 부녀자 암거래, 독성 물질이나 위험한 폐기물 불법처리, 불법 무기 및 군사기술 밀수출 등 그들의 활동 범위나 대상도 대규모 국제화로 치닫는다. 현재만 해도 불법 범죄에 따른 연간 수입이 마약거래 1000억~3000억달러, 독성 폐기물 처리 100억~120억달러, 미국?유럽 자동차 절도 90억달러, 밀입국 알선 70억달러, 비디오 소프트웨어 등 지적 재산권 절도가 1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나날이 증가하는 컴퓨터 네트워크화는 미국의 주요 기간시설들을 더욱 매력적인 공격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 신원을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원격조종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공격이 가능하다. 불량국가나 테러단체들이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사이버 전쟁 수단이나 기술을 개발해낼지 알 수가 없다. 생명공학, 정밀기술, 재료과학 등의 급속한 발전과 보급은 적대 세력들의 생물학전이나 세균 테러 감행 능력을 더욱 강화시켜 줄 것이다.
◆세계 경제와 세계화
네트워크로 연결된 국제경제는 정보, 아이디어, 문화적 가치, 자본, 제품, 서비스 및 인적 자원의 무한하고 빠른 유통, 다시 말해 세계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글로벌화된 경제는 2015년 세계의 정치적 안정에 보탬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모든 곳에 빠짐없이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지는 못한다. 경제의 세계화는 고질적인 금융불안 위험성과 경제적 격차 확대로 인해 험난한 길을 걸을 전망이다.
지구촌 경제는 주기적인 금융위기에 빠질 위험이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자체적 대응이나 자정 능력은 있다고 평가된다. 1997~98년 세계적 금융위기에서 신속히 회복했고, 최근의 원유가 급등이나 Y2K 문제 해결 능력 등은 그만한 탄력성이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경제 자유화와 세계화가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정도가 지나쳐 개별 국가 경제가 세계 시장 흐름에 좌지우지되면서 금융위기를 초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1998년 러시아의 금융위기가 즉각 브라질에 악영향을 미쳤던 것처럼, 한 국가의 혼란이 지역적?국제적 위기로 곧바로 파급되는 부작용이 있다.
2015년 세계 경제는 전체적으로 1960~70년대의 높은 성장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좀더 높은 삶의 기준, 향상된 경제 정책, 무역?투자 증대, 정보기술 전파, 민간분야 확대 등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늘어나면서 경제성장 자극제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금융위기 빈발이나 에너지 공급 파행 등 악재들이 잇따르면 낙관적 전망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릴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혁신적 발전 추세에서 뒤쳐지는 지역이나 국가들은 더욱 심화되는 경제 불황, 정치 불안정, 문화적 소외에 직면하게 된다. 정치?인종?이데올로기?종교적 극단주의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이는 자연히 폭력으로 연결될 것이다. 미국과 여타 선진국들은 이들로 말미암아 ?신세계? 변혁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구세계? 도전에 직면하는 운명을 맞게 된다. 일본의 경제활동은 1990년대보다 활발해지겠지만,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상대적 중요성은 줄어들 전망이다. 고통을 감수하는 자발적 경제개혁을 단행하지 않는 한 2015년엔 세계 3대 경제 대국의 지위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분석된다.
2015년 세계 경제가 낙관적 전망대로 발전하려면 다음과 같은 가능성들을 경계해야 한다. 우선 미국 경제의 장기 침체다. 미국 경제는 많은 무역적자와 저조한 국내 저축률 등으로 인해 한번 그 성장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를 상실할 경우 급격한 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장기화되면 전 세계에 심각한 경제적?정치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유럽과 일본은 인구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 유럽과 일본 인구는 급속히 노령화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노동?비노동 인구 비율을 유지하려면 2015년까지 1억1000만명의 새로운 노동인구 보충이 필요하다. 일부 유럽국가의 이민정책과 복지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성장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
이미 세계 GDP 6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경제 고성장 유지가 실패하는 경우도 치명적이다. 중국이 야심적 경제개혁 목표로 잡고 있는 국영기업 구조조정과 금융기관 정비, 국가 공무원 고용 반감 등의 달성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들 개혁 목표가 궤도를 벗어나면 경제성장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 인도 역시 개혁정책을 도입하지 않는 한 고성장 유지가 불가능하다.
신흥 이머징 마켓 국가들의 금융기관?제도 개혁 실패도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많은 신흥 국가들은 또 있을지 모를 경제위기에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금융개혁에 아직도 착수하지 않고 있다. 금융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제위기가 잇따를 경우 경제성장 지속에 필수적인 자본 유입을 거덜내고 말 것이다.
세계적 에너지 공급 파동이 일어나면 엄청난 폐해가 빚어질 것이다. 주요 에너지 생산국가들간에 분쟁이 일어나거나 2~3개 주요 국가에 장기간 정치적 불안이 지속되기만 해도 그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중동지역은 인구와 천연자원 문제부터 세계화와 내치 문제에 이르기까지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형편이다. 아직 대부분 국가들은 새로운 변화에 미온적이거나 아예 거부하고 있다. 원유 수출에 따른 수입에 의존하면서 필수불가결한 기본 개혁조차 도외시하고 있다. 때문에 인구 증가, 사회적 불안, 종교?이데올로기 극단주의, 테러리즘이 갈수록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국가별?국제적 통치 형태
국가는 여전히 세계 무대에 존재하겠지만, 정부는 국경을 넘나드는 정보, 기술, 질병, 이민, 무기, 금융거래 등에 있어 점차 통제를 상실해 나갈 것이다. 기업이나 비영리기구와 같은 비국가적 주체들의 국내외 영향이 더욱 커질 것이다. 미국을 포함한 경쟁력 있는 정부를 가진 국가들은 지배 구조를 급변하는 국제환경에 재빨리 적응시켜 상호 연계된 세계에 적합한 형태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2015년의 급변하는 세계는 전통적인 정부 구조의 재정립을 요구하게 된다. 경쟁력 없는 비효율적 정부를 가진 국가는 세계화의 혜택을 누리지 못할 뿐 아니라 오늘날보다 더 벌어지는 격차를 감당하지 못한 채 국내외 분쟁에 휘말려들 수밖에 없다.
세계화는 정부 결정과정에 투명성을 증대시킬 것이다. 독재 정권의 통제력 유지를 어렵게 하고 종전의 계산된 민주화 과정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국제적 인적 교류 확대는 정치, 정책, 심지어는 국가적 동질감에 다양한 변화를 가져 올 것이다. 세계화는 또한 초국가적 사안에 대한 국제적 협력 필요성을 더욱 높일 것이며, 기존의 국가나 국제기구의 역할은 점차 축소될 것이다.
◆미래의 분쟁
미국은 정보기술을 바탕으로 한 전장상황 파악과 정밀 유도 무기 분야에서도 강력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게 된다. 한편 미국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의 위협에 맞닥뜨릴 것이다.
첫째, 적국 또는 비국가 테러단체들이 직접적인 미군과의 충돌은 피하고, 미국의 힘을 최소화하면서 약점을 공략할 수 있는 전략?전술 무기들을 사용하는 것이다. 둘째는 핵미사일을 포함한 전략적 대량 살상무기 위협이다. 러시아?중국?이란?이라크, 특히 북한은 미국에 결정적 타격을 가하는 능력을 보유할 수 있다. 또 대량 살상무기의 수출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세번째는 지역적 재래식 군사 위협으로, 몇몇 국가들은 냉전?탈냉전 시대 기술과 전력을 함께 지닌 방대한 군사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점이다.
국제사회는 소규모 내전이나 국지적 국가간 전쟁 등 세계 곳곳의 분쟁을 면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파키스탄에서 중국?대만에 이르기까지 아시아의 대립국가들과 중동지역의 상호 적대국가들 사이에서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대량살상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등 무기기술 발전은 더욱 치명적 인명 손실을 야기할 것이다.
주한미군이 존속하는 통일된 한반도는 아시아의 군사 강국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많은 관측통들은 향후 10~15년간 한국이 통일 과정에 필요한 비용으로 많은 힘과 자원들을 소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통일이 안될 경우 북한의 대량 살상무기들은 지역 안보에 계속 위협적 요소가 될 전망이다. 북한은 1개 또는 2개의 핵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년간 중?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해온 북한은 대포동 2호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정확성과 사정 거리, 탄두 탑재 능력을 향상시키고, 더욱 발전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5년까지 대포동 2호 유형의 미사일을 최소한 여러개 배치할 것으로 판단된다.
종교?인종?경제?정치적 갈등에 따른 내전은 현재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분쟁과 관련한 유엔이나 지역 안보기구 개입 요청도 증가할 것이다. 주요 선진국가들은 우선적인 국내 문제, 실패 가능성, 정치적 의지의 결여 등으로 인해 직접적인 개입을 최소화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기수출 통제 제도나 제재는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기술의 보급과 국가간 국경의 붕괴, 방위산업체들의 규합, 수익성을 쫓는 해외시장 개척 등의 요인들에 따른 것이다. 무기 제조 기술 수출 또는 이전 통제가 더욱 힘들어진다. 보다 정교한 첨단 무기 구입이 쉬워지고, 미국 본토나 미군 또는 그 시설물들에 대한 공격 수단이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미국의 역할
미국은 계속 국제사회의 초강대국으로 남는다. 미국의 세계적 경제?기술?군사?외교 영향력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을 전망이다. 세계화의 대표적 지지국이자 수혜국으로서, 금리 조정과 같은 국내적 경제활동조차 세계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미국은 정보기술부터 생명공학 등 여타 분야에 이르기까지 기술혁명의 선두를 유지한다. 우방이나 적국 모두 미국의 지속적인 군사력 우위를 자국의 안보 이해관계나 야심과 관련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국가들은 미국의 헤게모니를 시험하려 들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전략적이고 지속적인 광범위한 반미국 동맹으로 전개되지는 않겠지만, 어떤 특정 정책이나 국제 정치?경제 무대에서의 이해관계에 따라 전술적 연대는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외교는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특정 외교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을 사용하는 데 있어 더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미국 행정부는 경제력이나 문화적 영향력 중 적고 유연한 힘만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분명하고 급박한 국가적 안보 위협이 있지 않는 한 외교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경제력 사용은 오히려 전보다 더 힘들어 질 것이다. 경제적?기술적 주도를 유지하는 미국 민간분야가 최우선 순위를 외교 목표가 아니라 금전적 수익성에 두고 압력을 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리더십에 도전하고 시험하는 주체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러시아 인도 멕시코 브라질 등 개별 국가와 유럽연합(EU) 같은 지역기구, 갈수록 막강해지는 다국적 기업들,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지키려는 비정부기구들이 바로 그들이다.
◆주요 국가들의 불확실성
◇ 중국 - 중국의 향후 15년 경제발전에 대한 전망에는 많은 미지수가 따른다. 정치 적 체제를 유지하며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병행 유지하겠다는 전략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정권의 정통성에 대한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할 경우 요구되는 전면적인 구조 변화와 경제의 세계화 및 정보기술 혁명에 대한 광범위한 수요는 국내외적인 문제에 전례없는 경제?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 중국이 이러한 문제들에 압도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정치적 탄력성과 경제적 역동성, 그리고 동아시아 리더 역할에 대한 자신감 등을 입증해 보인 바 있다. 특히 군사적 장기 계획은 중국이 동아시아 내 미국의 힘을 제어하고 영토적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내 압력에 부응하고 경제 고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이 2015년까지 충분한 정치개혁을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두 가지 경우가 미국의 안보상 도전이 될 것으로 진단한다. 중국이 분열 또는 약화되거나, 아니면 동아시아에서 전략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경제력과 군사력을 사용하려는 경우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중국이 경제 성장과 국내 안정을 위해선 평화가 불가결하다는 판단을 따를 것으로 내다본다.
◇ 러시아 - 2015년까지 모스크바는 세계 리더로서의 기존 기대감을 자신들의 급락한 위치에 맞추는 데 더 많은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목적을 수단에 맞춰 내려잡는 과정에 적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러시아 정부의 통치와 경제 정책 방향과 성격이 어떻게 변할지도 미지수다. 가장 개연성이 높은 결과는 내부적으론 약화된 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자리 등을 통한 국제기구와 연계해 생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이렇게 추락한 위상에 별 다른 저항없이 적응할 것인지, 아니면 지역 안정을 흔들어 놓으며 완강한 몸부림을 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 일본 - 가장 불확실한 점은 강력한 경제성장 회복을 위해 필요한 구조적 개혁을 단행해 경기침체를 추스릴 수 있을지 여부다. 두번째 불확실성은 일본이 안보정책을 변경해 좀더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미국과 더 상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 여부다. 대부분 분석가들은 모든 결과가 일본 정부의 태도에 전적으로 달려있다는 데 공통된 의견을 보인다.
◇ 인도 - 2015년 12억에 달할 인구와 기술력에 바탕을 둔 경제성장은 인도를 새로운 지역 강국으로 만들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경제성장의 불균형과 점증하는 빈부격차, 정치적 분열상 등은 과연 어느 정도까지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의문을 갖게 한다. 아무튼 인도의 노골화되는 야심은 중국과의 관계에 긴장과 갈등을 불러오고, 러시아 일본 및 서방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파키스탄과의 핵 경쟁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간조선 커버스토리 16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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