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9월 17일 토요일

토익 점수 환산표


내일이면 이제 토익점수 발표도 나는구나.. 기대되는데?

지구라는 학교이야기

지구라는 학교이야기

미국이 : 학급 반장!!!
공부 존나 잘함!!!
싸움도 열라 잘함!!!
한마디로 건들면 뒤짐!!!
또한 집안이 엄청 갑부라서 반 아이들이 설설 김;;;
근데 반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에까지 참견해서 속으로는 욕 많이 먹음.
그래도 어쩔 수 없음.
건들면 뒤지니까...;;;
최근에 한 학생(이?이)이 껀수 하나 잡혀서 존내 개패듯이 맞는 에피소드가 발생;;;
(맘에 안드는 북한이 이?이등의 애들을 칠판에다가 '떠든아이'라고 써놓음.)

다꽝이(개새끼) : 공부는 잘함.
허나 하는 짓이 재수 없음.
싸움도 못하는게 집안은 존내 부자라서 반 친구들이 놀아주기는 함;;;
예전에 반장한테 개겼다가 개패듯이 맞은 추억이 있음.


중국이 : 반장하고 라이벌.
들리는 소문으로는 한때 반장네 하고 삐까삐까할 정도로 집안이 잘 나갔다고는 함.
허나 공부도 못하는게 시험기간만 되면 컨닝을 해대서 반 친구들한테 욕 많이 먹고 있
음.하지만 덩치도 크고 싸움도 잘해서 아무도 맞짱 뜨자고 덤비지는 못함.

북한이 : 키는 쪼매난게 깡과 자존심은 엄청시리 강해서 반장한테도 자주 개김.
가끔씩 학급 분위기가 싸~해지는 짓거리를 많이 해서 반장한테 찍혔음.
남한하고는 일란성 쌍둥이 형제.

남한이 : 숫기가 없고 말도 별로 없어서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아이.
근데 눈에 보이는게 전부가 아님.
체육 시간에 축구 한판 뛰면 애가 달라짐.
반장하고는 친한편이지만 동생(북한)때문에 눈치 많이 보고 있음.

예전에 동생인 북한이하고 물어뜯고 열라게 싸웠다가 요즘도 동생때문에 바람 잘 날 없는 불쌍한 아이.

러시아 : 학급의 부반장이었었음.
공부도 잘하고 싸움도 물론 잘했지만 반장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스트레스로 병원 신세를 진 이후 애가 변함;;; 중국이하고는 친했다가 싸웠다가 좀 정신없는 사이임.


독일이 : 저학년때 영국이, 프랑스와 함께 반에서 짱 먹던 녀석이었으나 반장이 전학온 후로
맞짱 뜨다 졌음;;그래도 양심은 있는 녀석인지라 한때 반 분위기가 험악해진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있음.
그래서 요즘 조용조용히 공부만 열심히 하고 있음.

목표는 공대라고 함. 집안도 꽤 잘 사는 편임.

영국이 : 들리는 소문으로는 미국의 배다른 형이라고 함.
저학년때 반장까지 해 먹었을 정도로 잘나가던 녀석이었음.
허나 그것도 반장이 전학오기 전까지였음.
그래도 부자는 망해도 삼대는 먹고 산다라는 말이 있듯이 요즘도 반에서 한 주먹하기는 함;;;

프랑이 : 얼굴도 잘 생기고 공부도 잘하는 편이라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음.
또한 패션감각이 뛰어나고 말빨이 쌔서 들리는 풍문이 자자함.
나폴레옹 할아버지때 잘나갔음. 집안이 자꾸 삽질하는데도 묘하게
폭삭 망하지는 않음. 옛날이 그리운지 종종 학급회의에서 미국이한테 태클검.
최근에 남한이에게 인라인을 팔았는데 소리도 심하게 나고 불량품이였다고 함.... 예전에 남한이 에게서 뺏아간 만화책 돌려주겠다며 살살 꼬시다가 결국 입 싹 닦았음.
남한이 뒷통수 맞았음.... 그래서 남한이는 고무동력기 경매에서 불량이의 랖할을 이용해 미국이의 타격독수리사람을 싸게(?)샀음

월남이 : 중국이한테 눌려살다가 중국이가 영국이,프랑이,미국이한테 존내 엊어 터질때 프랑스 밑으로 들어감.. 애가 작고 약한데 깡다구가 장난이 아님. 결국 프랑이를 물어뜯어 전치 4주의 부상을 입힘.. 미국이가 멋도 모르고 간섭했다가 물어뜯겨 역시 정형외과로 달려가야 했음.. 중국이도 한번더 찝적대다가 x알을 까이고 누웠음.. 이후 동남아 클럽 두목에 오름..

인도 : 학기초엔 조용히 혼자 공부하는 걸 좋아했고 주변 애들한테도 존내 많이 갈쳐줬음...
근데 요새들어 가세가 기울면서 힘들어지고 결국 '핵'이라는 무시무시한 방구탄을 학교에 들고옴으로서 애들을 바짝긴장시킴

대만이 : 중국이의 숨겨놓은 코딱지만한 동생..그러나 반장이 뒤를 은근히 돌봐주고있어 함부로 못때림.... 한때 중국이가 살고있는 예전 집을 빼았겠다고 설치다가 요즘은 포기하고 멀리 이사 갈 궁리만 하고 있지만 중국이가 가지말라고 협박하고 있어서 상당히 골치아픔.

이라크이 : 한때 중간동네에서 존내 잘나가던 애였는데 미국이가 아즈라엘편을 들어주면서
집안이 틀어졌음. 미국이가 이웃집 이란이 쥐어팰때 친했으나 그뒤로 중간동네 골목대장자리를 노리자 미국이한테 팽당했음 요즘은 미국이가 심심할때 두들겨패는 샌드백신세임. 이?이때매 학급회의에서 미국이 욕많이 먹고있음.



이스라엘 : 교실 한 중간 자리가 옛날에 지 자리였다고 거기로 대가리 디밀고 존나게
들어가서 원래 앉아있던 팔레스타인을 존나게 쥐어패고 그 자리 꿰어차고 앉았음.
반장하고 졸라 친하고 집안에 돈도 많고 독특한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어 다른 교실에도 추종자가 많으나 싫어하는 애들 또한 존나 많음.
중동파 열몇명과 일대 다수 맞짜은 학교의 전설로 남은 실력자

아프간 : 반에서 유명한 스트리트 파이터 왠만한 일진회 들과 싸움해본 쓰트리트 파이터
들리는 말에 의하면 아직도 미국이네 집에 돌던진걸로 오해 받아 미국이가 동네친구들과 다구리 쳤다고함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이한테 칼침놓은 라덴이 친구라는 이유로 존내 피떡된것임(라덴이는 도망가서 아직도 안잡힘)

아랍에미리트 : 집안이 존내갑부. 반장도 걔내집앞에선 무릎꿇음.... 돈으로 별걸다함....학교내 급식(석유)는 얘네집에선 대줌.... 근데 날이가면갈수록 가격만올리고 양은 적어져 불만이 크나 반장이 함부로 무시 못해서 다들 아무소리 못함

동티모르 : 인도네시아가 존내 밟는거 호주랑 남한이가 돌봐주고 있음. 인도네시아랑 친한 남한이가 잘 말렸다고 소문이 자자함. 몇몇 애들이 도시락도 싸주고 학업도 도와주는 것 같음

몽골 : 옛날에 학교에 말타고 다니면서 애들 많이 후려팼으니 지금은 제대로 망했음....
남한이네 공장에서 몽골이네 부모님이 일하신다고 함.

이태리 : 아부지가 피자 체인점 사장 집안이 존내 유서깊다고 함. 3분단 애들 집안사람들이 다 이태리네 집 소작농이었다는 이야기가 있음. 프랑스 못지 않는 패션감각에다 영화 스포츠카 매니아라고 함. 여자들에게 인기있음. 축구하면 애가 환장함. 남한이랑 성격 비슷한 것 같음.

얼마 전 남한이랑 축구하다가 진 이후로 남한이 못 잡아 먹어서 안달 남.

집이 오래되어도 문화제라서 재건축을 못함...

브라질 : 반내에서 영향력은 어중간함 한때 집안이 잘 나갔지만 폭삭 망했다가 요즘 다시
먹고 살만하다고 함. 축구부 에이스로 축구라면 환장을 함

아르헨 : 브라질하고 같은 동네에서 한때는 잘 나갔으나 부모님이 사치하고 집안싸움에
거덜났음.... 영국이하고 포클랜드 따조가지고 싸우다가 흠씬 두들겨 맞았음.... 축구부에서 에이스와 라이벌....

바티칸 : 이탈리아네집에 세들어사는 신앙심 깊은 아이.... 세들어 살지만 아즈라엘네 보다
추종자가 압도적으로 많음.... 최근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학교못나오고 있슴....-_-;

쿠바 : 미국이가 존내 깐다 깐다 하다가 요즘은 거의 잊혀졌음. 러시아가 예전에 소련이라는
일진 서클 운영할 때 쿠바한테 커터칼 줬다가 반 전체가 작살 날 뻔했음.


몰디브 : 지하방 산다고함 집안을 잘 꾸며 놓아서 애들이 자주 놀러들 감 얼마전에
하수도 역류해서 잠긴적 있음

베네주엘라 : 반에서 젤 예쁨. 5월의 여왕으로 맨날 뽑힘. 이젠 본인도 지겹다고 함.

네덜란드 : 얘네집 지하라 물 맨날 넘침. 일설에 의하면 손꾸락으로 물 넘치는거 막았다고함
물 잘막고 거기다 꽃 심는 취미가 있음

폴란드 : 4학년 학기초 2차 패싸움전에 러시아랑 독일이한테 돌아가면서 뒤지게 맞음....
영화랑 사진에 관심이 많아서 애들에게 촬영 하는법 알켜주기도 함

핀란드 : 집이 존내 추운데 좀 따땃하게 해볼려다 방구들이 너무 뜨거워졌음. 대신 그걸로
온천 개발해서 잘살고있음. 손전화기 장터에서 남한이네랑 존내 라이벌임.
최근 남한이가 애?올과 초싸이언이라는 커터를 들고 맞짱 대결 신청.

자기 전에 꼭 껌을 씹다가 일어나보면 머리에 껌 들러붙는 일이 다반사.

러시아가 얘 깠다가 눈탱이 밤탱이 되었음 이기긴했는데 지도 치료비 많이 나왔다고함

가나 : 반에서 젤로 조용한에 집에서 코코아나무 농장해서 그럭저럭 먹고삼 일년에
한번 목에 힘주는 날이 있는데 발렌타인데이라고함 지네 농장 없으면 그런날도
없다나 그거 이외에는 아주 조용한 아이임

엘살바도르 & 온두라스 : 얘들은 학교운동장에서 축구하다 쌈나버렸는데 결국 집안싸움으로 번짐. 고소에 맞고소. 장난 아니었음, 결국 UN담임선생이 신원보증서서 무마됐다는 전설이.... 요즘 뭐하고 지내는지 뜸함

에디오피아 : 얘는 집안이 가난해서 그 많던 식구가 못먹어서 가족수가 많이 줄었다함....
그래도 집안 애들이 장거리 뜀박질을 열라 잘함..왠만한 학내 뜀박질대회 휩씀

파나마 : 교실 뒷문 바로 앞이라는 교통의 요지에 자리잡은 애 미국이 꼬붕이었으나
살짝 반항하다가 존내 쳐맞고 영원한 꼬붕이 됨 ...

싱가폴 : 1분단 맨 앞에 앉는 땅꼬마 한때 남한이 홍콩이 대만이랑 함께 아시아동네서
소규모 조직 4룡이파 결성

이란이 : 주유소집 부자 아들이었으나 새아빠 들어오고 살림 거덜남 얘도 프라모델 모으는
취미가 있었음 친했던 미국이가 타미야 톰캣 주기도 했음 딴애들은 아무도 안 준 귀한 키트였다고 함.... 후에 새아빠가 미국이랑 놀지말라고해서 미국이 한테 따당하고 다른교회 다니던 이?이 하고 자기네 교회가더 잘났다고 싸움도 오래하는등 학교생활 힘들게 했음 이?이랑 쌈질할 때 남한이가 새총에 들어 갈 고무줄 줬다는 이야기 있음.
핵방구탄 사려다가 눈치보고 있음. *떠든아이임

터키 : 유치원 다닐 때 유럽1리, 중동3리, 북아프리카 3리 쪽에서 존내 짱 먹던 애. 러시아,
폴란드, 오스트리아, 우크라이나, 그리스, 이집트, 이라크, 시리아, 팔레스타인,
튀니지하고 세르비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알바니아 같은
발칸3동 애들 아버지가 전부 터키네 집안 하인 출신이거나 꼬붕이었음. 한때 오스트리네
집 안방을 넘보기도 했음. 깡다구 있고 쌈꾼 기질이 농후함. 초등학교 입학 후 오스트리아
와 러시아에게 맞기 시작하더니 1차 패싸움때 눈치없이 독일편 들어서 아주 아작이 났음.
존내 무시하던 그리스가 개기는 걸 그래도 회심의 일타를 날려 자존심 회복.
그리스와 철천지 원수지간.

남한이하고 열라 친하다고 함.

방글라데시 : 생활보호대상학우 비만 오면 피부병에 설사에 장난 아님 그러면서도
그저 세상이 행복하고 좋다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음 .

말레이지아 : 1분단 싱가폴 옆자리 앉는 애 둘이 맨날 책상위에 금그어 놓고 급식시간
물 떠오는 것 갖고 으르렁거림. 요즘 집안에서 과외라도 시켜주는 형편이
되는지 남한이한테 공부 이기겠다는둥 은근히 개기는 시츄에이션이 있음.... 남한이는 코웃음도 안 침.

그리스 : 동네 오랜 토박이 헌책방집 아들 이탈리아네 옆집 사는데 둘이 비슷하게 오래된 집에 산다고 함 그리스네 집이 더 오래 됐음 운동은 잘 못하는데 체육부장임 할아부지가
예전에 동네 체육회를 주최했다고 함 별로 쎄보이지도 않는데 일진회소속임 같은 나토
일진에 있는 터키랑 키프로스가 누구꼬붕인지 갖고 맨날 툭탁거림




NATO :반의 양대 일진클럽중하나 바르샤바 조약군이라는 일진클럽과 대치중이었음
그속에는 소련이라는 최정예 일진도 있었음 두 클럽이 패싸움시 전원퇴학당할 수도 있었음




UN : 학교담임선생님이나 미국이네서 촌지받은거 때문에 미국이를 좋아함. 하지만 요즘 미국이가 촌지도 뜸하고 지 잘난 줄 알고 선생님 무시하고 은근히히 싫어하고 있음.


출처: http://ksdao.ooci.net

2005년 9월 16일 금요일

검색엔진 구글 '해킹악용' 논란


인터넷 검색엔진 구글(Google)이 웹사이트 해킹 도구로 악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 "구글 사이트에서 간단한 검색명만 입력하면 주민등록번호 은행계좌번호 병원진료기록 학교성적표 등 개인정보는 물론 미 해군 잠수함의 현 위치까지 파악할 수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실제 인터넷에서 구글을 이용,개인신상 정보를 얻어내기란 의외로 간단하다.

검색창에 'xls''cc''ssn' 등을 입력한 뒤 검색어를 조합하면 신용카드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을 손쉽게 해킹할 수 있다.

검색어로 전체를 뜻하는 'total'을 쳐넣으면 개인의 재무정보도 빼내올 수 있다.

이런 사실이 네티즌들 사이에 퍼지면서 인터넷에는 이른바 '구글 해킹 동호회'가 수백여개 생겼으며,'구글 해킹 전문가(Googledorks)'란 말까지 등장했다.

구글이 해킹 도구로 악용되고 있는 이유는 강력한 검색기능 때문이다.

1만여개의 구글 컴퓨터는 2주일에 한 차례씩 전세계 30억개의 웹사이트 및 서버를 돌며 새로운 정보를 '복사(crawl)'하고 있어,정보 수집능력이 엄청나다.

인터넷에 한 번이라도 올라간 적이 있는 정보는 삭제되더라도 구글 컴퓨터에는 남아 있어 인터넷을 떠돌게 된다.

보안업체인 INS의 에드워즈 스코우디스 컨설턴트는 "문제는 합법적인 검색엔진 구글을 이용한 정보수집이 불법이 아니라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보안 전문가들은 "해킹을 방지하려면 제어용 서버인 '게이트키퍼(gatekeeper)'를 설치하고 로보츠 텍스트(robots.txt) 파일을 등록시켜 공개·비공개 정보를 사전 분류시켜 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영석 기자>

2005년 9월 15일 목요일

이순신 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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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400주기--경제전쟁 이기는 길 (서강대 지용희 경영학 교수)

1. 최악의 역경 헤친 23전(戰) 23승(勝)은...
1998년 12월 16일은 충무공 이순신(李舜臣)장군의 순국 4백 주기가 되는 날. 오늘도 국란(國亂)이지만 4백년 전에도 국란이었다. 지용희(池龍熙) 서강대 교수(경영학)는 이순신 장군을 단지 임란을 극복한 무장(武將)으로만 보지 않고, 그의 정신과 전략이야말로 오늘날 경제전쟁을 이기는 탁월한 경영비책(秘策)이라고 내놓는다. 지구촌 시대다. 경제의 국경은 희미해지고 무한경쟁 체제로 진입하고 있다. 우리는 안타깝게도 여기서 패해 초라한 처지가 됐다. 국제경쟁력이 취약해 만성적인 무역적자와 외채에 허덕이다가 급기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까지 받게 됐다. 왜 이렇게 됐을까. 어떻게 하면 이 난국을 하루 빨리 극복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에서 23전 23승 한 이순신 장군에게서 찾을 수 있다. 무력전이든 경제전이든 전쟁은 전쟁이며,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원리도 마찬가지다. 이순신의 청렴결백과 높은 신뢰성, 겸허한 마음가짐에서 온 유비무환의 자세, 솔선수범과 인간애에 바탕을 둔 리더십, 용기와 결단, 거북선 개발과 같은 창의성, 철저한 기록정신, 뛰어난 정보활용 능력과 전략 등은 오늘날 우리가 경제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다. 이순신에게 대패한 일본 사람들은 메이지(明治)유신 이후 해군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세계제일의 것을 본받으려는 벤치마킹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에 따라 이순신의 정신과 전략을 깊이 연구했으며, 또 그를 존경해 마지 않았다. 일본 도고 헤이하치로(東鄕平八郞)함대의 한 함장은 러시아의 발틱함대와 싸우기 위해 출항하기 전 이순신의 영혼에 도움을 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본의 대표적인 역사소설가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는 '언덕 위의 구름'이라는 저서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이순신은 당시 조선의 문무관리 중 거의 유일하게 청렴한 인물이었고, 군사통제와 전술능력·충성심과 용기가 실로 기적이라 할만한 이상적인 군인이었다. (........) 이 인물의 존재는 조선에서 그 후 잊혀졌지만, 일본인들은 그를 존경해 메이지 시대 해군이 창설되었을 때 그의 업적과 전술을 연구했다.(....) 당시 일본인들은 러시아제국이 동아시아 병탄의 야망을 갖고 있다고 보았으며 동진 해오는 발틱함대를 그 최대의 상징으로 여겼다. 동아시아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들을 한 척도 남김없이 쳐부수어야 한다고 확신하고, 동아시아를 위한 일인 이상 옛날 동아시아가 낳은 유일한 바다의 명장인 이순신의 영혼에 빌었다는 것은 당연한 감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순신에게 참패한 일본 사람들은 그를 연구해 청일전쟁·러일전쟁의 해전에서 승리했을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조선을 병합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업적과 전략을 깊이 연구하거나 본받지 못해 임란 이후에도 외침에 시달리다 결국 나라까지 빼앗겼다. 앞으로 경제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우리는 무적함대와 다름없는 일본의 자동차회사, 미국의 컴퓨터회사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본격적인 경제전을 치르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에 와 있다. 과연 얼마나 냉철한 문제의식 속에서 이에 대비하고 있는가. 최악의 역경 속에서 연전연승한 이순신의 정신과 전략은 이 점에서 귀감이 될 것이다.

2. 죽을 힘 다하는 기업가 정신을....
자동차 왕 헨리 포드, 컴퓨터황제 빌 게이츠는 20세기를 대표하는 기업가들이다. 거의 빈손으로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어냈다 과연 무엇으로 가능했을까 바로 기업가정신이다. 자금난·인재부족 등 어려움이 많았겠지만 용기와 결단, 희생의 감수, 솔선수범, 끈질긴 추진력 등을 발휘해 이를 극복했다. 기업가정신 없이 경제전쟁에서 이길 수는 없다. 고전경제학의 대가인 영국의 앨프리드 마셜은 기업가정신은 기사도정신과도 같다고 했다. 일본 기업들의 강점 중 하나는 그들의 무사정신이라는 말도 있다. 이순신은 기업가는 아니었다. 하지만 기업가정신의 진수(眞髓)를 보여주었다. 그는 상상하기 힘든 역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싸워 찬란한 승리를 거두었다. 이순신만큼 악조건 아래서 싸운 장군이 있었을까. 연전연승 해 국가에 말할 수 없는 공을 세웠지만 누명을 쓰고 죄인이 돼 도원수(都元帥) 권율(權慄)장군 휘하에서 백의종군(白衣從軍)하는 신세가 됐다. 세계 제일의 해군제독이 죄인이 되고 육군의 무등병(無等兵)으로 강등된 셈이다. 칠천량 해전에서 일본 수군에게 참패해 조선 수군이 괴멸된 후에야 임금인 선조는 이순신을 다시 삼도수군 통제사에 임명해 일본 수군과 싸우도록 했다. 한마디로 병사·배·무기·군량미 없이 홀몸으로 막강한 일본 수군과 싸우라는 것이었다. 이마도 이 세상에 그와 같이 외롭고 딱한 처지의 해군 사령관은 일찍이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당시 이순신은 억울한 죄로 시달린 나머지 마음과 몸이 피폐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나라를 구한다는 마음으로 분연히 일어났다. 그는 같이 싸울 수군을 모집하기 위해 일본군의 추격을 무릅쓰고 이 고을 저 고을 찾아다녔다. 텅 빈 관가의 창고를 뒤져 무기와 식량을 모으고, 칠천량 해전에서 간신히 빠져 나온 12척의 배를 찾아내 남해안을 휩쓸던 일본 수군을 막을 태세를 갖췄다. 이런 와중에 조정은 12척의 배로는 도저히 2백척이 넘는 일본 수군을 막아낼 수 없다며 이순신에게 수군을 없애고 육군에 합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대해 그는 선조에게 다음과 같은 보고서를 올렸다. "지금 신에게는 아직도 12척의 전선(戰船)이 있으므로 죽을힘을 다해 싸우면 적 수군의 진격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전선의 수가 적고 미미한 신하에 불과하지만 신이 죽지 않는 한 적이 감히 우리를 얕보지는 못할 것입니다." 12척으로는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돼 장수들도 도망 가고 임금마저 전투를 포기하라고 명령할 정도의 위급한 상황에서 이순신은 "아직도 12척의 전선이 있으므로 죽을힘을 다해 싸우면 적의 진격을 막을 수 있다"고 오히려 임금을 설득하고 명량대첩이라는 위대한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순신이 12척으로 일본의 대함대를 격파했듯이, 우리 기업도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하고 적절한 전략을 구사한다면 세계적인 대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없는 것만 탓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돈이 없어서, 사람이 없어서, 시설이 없어서, 기술이 없어서, 그리고 배경이 없어서 할 일을 못한다고들 야단이다. 지금이야말로 이순신이 보여준 기업가정신이 필요할 때로 보인다.

3. 정보로 무장 스피드 경영을...
군사전략이든, 경영전략이든 기본은 같다. 시대가 변한다고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2천5백년 전에 쓰여진 '손자병법'이 오히려 새로움을 준다고 극찬하는 세계적인 전략가도 있다. 이순신이 보여준 23전23승의 전략은 이런 점에서 경제전쟁 시대에 진지하게 되새길 필요가 있다. 우선 적이나 경쟁기업을 이기기 위해선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고, 자기의 강점으로 상대방의 약점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 그러려면 자신의 처한 환경을 면밀히 파악하고 자기의 강·약점은 물론 상대방의 강·약점도 정확히 꿰뚫어야 한다. 이순신은 이 같은 전략의 기본에 충실했다. 주어진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남해안의 복잡한 지형과 조류(潮流)를 훤히 꿰고 있었다. 삼도수군 통제사라는 최고 지휘관이었지만 현장답사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또 정보원과 정탐선을 파견해 적의 규모와 이동상황 등을 세밀히 파악했다. 이순신의 이 같은 정보중시 전략은 정보화시대인 지금 더욱 긴요하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생생한 현장 정보의 수집과 활용뿐 아니라 정보고속도로·경영정보 시스템(MIS: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등 정보의 하부구조를 효율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이순신은 지형·조류 등 자연환경과 우리 수군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적의 약점을 집중 공략했다. 일본 수군은 칼싸움에 능해 일단 배위에서 싸우면 그들이 유리했다. 또 그들은 조총을 갖고 있었으나 화포는 미약했다. 이러한 적의 강·약점을 파악한 이순신은 화포를 집중발사해 적선의 접근을 막으면서 이를 격침시켰다.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은 많은 사업체를 매각하고 세계에서 1, 2등 하는 부문만 집중 육성해 세계 초일류기업이 됐다. 반면 우리 기업 중엔 지나치게 많은 업종에 진출해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킨 경우가 적지 않다. 국내에선 대기업이라도 세계적인 기업과 비교하면 매우 작다. 따라서 재벌 기업이라도 전문분야를 선택해 세계 제일이 되도록 모든 자원과 노력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 이순신이 일본 수군과의 싸움에서 연전연승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요인은 빠른 기동력이다. 그는 일본 수군을 선제 공격함으로써 기선을 제압하고 적이 공격해올 틈을 봉쇄했다. 또 신속한 함대 운용이 특기였다. 적 함대를 공격하는 즉시 빠져 나왔다. 지금 기술과 시장 등 경영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기민성이야말로 경제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다. 가만히 있는 목표물은 좋은 공격대상이 될 뿐이다. 끊임없는 개선과 혁신으로 경쟁자가 겨냥하기 힘든 목표물로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점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일은 시간과의 싸움이라고도 할 수 있다. 최근 환경이 돌변하고 기업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경영기법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조류에 휩쓸려 전략의 기본을 소흘히 하면 안된다. 경영전략의 기본원리에 충실하지 않으면서 유행처럼 바꾸는 기법을 쫓는 것은 모래 위에 화려한 누각을 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어렵고 급할수록 기본원리에 충실하길 권한다.

4. 자만하면 경쟁서 진다.
이순신이 임진왜란에 철저히 대비한 것은 무엇보다도 그의 겸손한 마음가짐 때문이다.
그는 수많은 싸움에서 전승(全勝)했음에도 "나는 나라를 욕되게 했다. 오직 한번 죽는 일만 남았다"고 자주 말했다고 한다. 아마도 그 많은 승리에도 불구하고 육지의 적까지 완전히 소탕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던 것 같다. 이런 자세 때문에 항상 자신을 채찍질하고 더욱 철저히 대비했을 것이다. 오만한 사람들은 임진왜란에 대한 대비랄 게 없었다. 임란 직전 통신사의 부사로 일본에 갔다 온 김성일(金誠一)은 "도요토미의 눈은 쥐와 같고 외모로 보나 언행으로 보나 하잘 것 없는 위인이니 족히 두려울 것이 없다"면서 무시하는 듯한 말로 조정에 보고했다. 전쟁 전에는 일본을 한칼에 무찌를 수 있다고 큰소리 친 장수도 막상 일이 터지자 도망만 다녔다. 오만과 자만! 이것이야말로 모든 전쟁이나 경쟁에서 패배하게 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자만에 빠진 사람은 무엇이 문제인가를 파악 하기는커녕 문제 자체가 있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한다. 물론 남이 문제점을 지적해 주어도 귀담아 듣지 않는다. 이런 마음의 자세로는 치밀하고 철저한 대비를 할 수 없다. 세계 제일의 기업이라도 그 경영자나 종업원들이 자만에 빠지면 곧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미국의 세계적 자동차회사인 GM의 경영자들은 한때 자만심 때문에 일본 자동차의 경쟁력을 과소 평가했다. 일본 자동차들이 미국에 처음 진출했을 때 마치 장난감 같다고 비웃기까지 했다. 이런 오만으로 일본 자동차의 미국 진출에 소흘히 대비해 GM은 큰 손실을 보았다. "IBM이 가는 곳에 컴퓨터산업이 있다"는 말이 있었듯이 세계 컴퓨터산업을 선도하던 IBM도 한때 자만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GM, IBM과 같은 세계 초일류 기업의 경영자들이 자만에 빠져든다는 것은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다. 너무나 오랫동안 세계에서 일등을 하다 보니 인간심리 상 그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초일류 기업과는 거리가 먼 국내기업들의 경영자나 종업원들이 오만해진다면 어떻게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IMF 구제금융 이전에 우리는 지나치게 자만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자기 기업과 자신의 능력을 세계 제일인 양 떠들어대는 사람들도 있었다. 공식 세미나 석상에서 외국사람들이 자기 기업의 기술과 경영방법1을 배우러 끊임없이 찾아온다고 떠벌리는 경영자도 보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후진국 사람들이 배우러 온 것이었다.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들은 자만을 경계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고 불평 많은 고객들을 우대하고 오히려 이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 이제 우리도 우물 안 개구리같이 만만한 경쟁기업이나 고객만 상대하면서 오만에 빠져들 것이 아니라 세계 제일의 기업을 경쟁상대로 하면서 우리의 부족한 점을 끊임없이 메워 나가자. 겸허한 자세로 까다로운 고객의 불평을 경청하면서 혁신을 감행해야 진짜 경쟁력이 붙게 될 것이다.

5. 완벽한 준비가 불량률 '제로'만든다.
이순신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싸움인 옥포해전에서 26척, 한산대첩에서 59척, 명량대첩에서 1백23척의 적함을 격파하거나 나포했지만 자신의 전함을 한 척도 잃지 않았다. 잇따른 완패에 크게 위축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는 일본 수군에 "이순신 함대와 맞서 싸우지 말라"는 명령을 문서로 하달하기에 이른다. 이순신이 수많은 전쟁에서 완승할 수 있었던 것은 완벽성을 추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다. 임진왜란 전 조선은 오랫동안 평화로 군기가 해이해졌고 적당주의가 판을 쳤다. 평화에 젖으니 고된 훈련에 불평도 많았다. 그러나 이순신은 스스로 모범을 보임으로써 부하들을 감복시키고 고된 훈련을 이끌어 나갔다. 그 결과 그는 2세기 초 영국의 저명한 해군전략가 발라드(G.A. Ballard) 제독이 극찬할 정도로 일사불란한 함대운용을 할 수 있었다. 지금도 이순신이 활쏘기 연습에 매진했던 한산도 활터에 가보면 그의 완벽성을 추구하는 대비태세를 잘 보여준다. 화살로 적을 명중시키려면 적과의 거리를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 그러나 바다에서는 거리감각이 무뎌져 다른 배에 탄 적을 정확히 겨냥하기가 힘들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순신은 바닷물을 사이에 두고 활 쏘는 곳과 과녁을 배치할 수 있는 곳을 활터로 개발했다. 이런 활터는 이곳을 빼고는 국내에 없다고 한다. 무한경쟁시대에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완벽성에 도전해야 한다. 이 점은 세계적인 컴퓨터회사인 IBM의 기업이념이 '완전성의 추구'라는 사실에서도 잘 알 수 있다. IBM은 모든 업무·제품·서비스의 완전무결(zero defects)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완전성의 추구가 생활의 기본이 돼야 하고, 모든 작업이 최상의 방법으로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수행돼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자동차는 2만여개의 부품을 조립해 만든 제품이다. 부품 1만개 중 한 개의 불량품만 있어도 자동차 한대에 2개의 불량부품이 끼어 들게 된다. 이 정도의 품질수준으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따라서 초일류 자동차회사들은 불량률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해 우리는 자동차보다도 훨씬 부가가치가 높고 복잡한 제품, 이를테면 항공기와 같은 제품에서도 국제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항공기의 경우 부품수가 훨씬 많고 고도의 초정밀성이 필수적이므로 더욱 완벽한 작업이 요구된다. 인간은 부족한 것이 많기 때문에 완전무결할 수는 없다. 또한 완벽성을 추구하면 할수록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 그렇다고 목표치를 낮추게 되면 의욕이 저하되고 게을러지게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끊임없이 완벽성을 추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생활의 활력소로 작용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자.

6. 신뢰보다 더 큰 성공 밑천은 없다.
칠천량 해전에서 조선 수군이 괴멸된 후 다시 수군통제사가 된 이순신은 빈손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피난민이나 패잔병까지도 그와 함께 싸우려고 모여들었다. 또 일치단결해 용감하게 싸웠다. 그뿐 아니다. 피난을 가는 노인들까지도 그를 도우려고 애썼다. 이순신은 "노인들이 길가에 늘어서서 다투어 술병을 가져다 주는데 받지 않으면 울면서 강제로 권했다"고 '난중일기'에 기록하고 있다. 이순신은 가난했지만 '신뢰'라는 재산을 크게 쌓았다는 점에서는 정말 부자였다.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 깊이 그를 믿고 존경했기 때문에 기꺼이 따르고 도왔다. 그가 주위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었던 것은 한마디로 깨끗한 몸가짐이었다. 그는 출장 갈 때 지급 받는 쌀에서 남은 것이 있으면 반드시 도로 가져와 반납했다. 또 상관이 자기와 친한 사람을 무리하게 승진시키려 하자 이를 강력히 반대해 저지시킨 적도 있다. 이런 성품 탓에 이순신은 윗사람에게는 미움을 사기도 했으나 부하들은 그를 진심으로 신뢰했다. 우리는 옛부터 진퇴가 분명해야 훌륭하고 믿음직한 사람으로 여겼다. 이순신은 강직한 성품으로 세 번 파직당하고 두 번 백의종군했다. 이런 시련 속에서도 그의 인생관은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이항복에 따르면 이순신은 다음과 같은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장부로서 세상에 태어나 나라에 쓰이면 죽기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며 쓰이지 않으면 들에서 농사짓는 것으로 충분하다. 권세에 아부해 한때의 영화를 누리는 것은 내가 가장 부끄럽게 여기는 바다."
이순신의 부하사랑은 남달랐다. 장수로서 품위가 없다고 모함을 받을 정도로 부하들과 마음을 트며 같이 일했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에도 앞장섰다. 궁색한 사람에게 입고 있던 옷을 벗어준 적도 있다. 이순신의 이 같은 따뜻한 보살핌과 인간애로 인해 그를 따르는 사람이 많았다. 이순신은 오랫동안 쌓은 신뢰라는 재화(財貨)를 바탕으로 위급한 상황에서도 군사를 모으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것이다. 신뢰를 잃으면 한 국가나 기업도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우리가 IMF 구제금융을 서둘러 신청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도 외국의 금융기관들이 우리를 불신해 융자해준 자금을 긴급히 회수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의 외환보유고가 5백억 달러를 넘었지만 제2의 외환위기가 없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어떤 계기로 외국인들이 우리를 또 불신하게 되면 냉혹하게 다시 자금을 회수할 것이기 때문이다. 불신이 팽배한 국가는 지하자원같은 물질적 재산이 많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수 없다. 서로 믿지 못하는 사회에선 개인 또는 기업간 거래비용이 많이 들면서도 신뢰성이 낮다 많은 시간과 경비를 들여 만든 계약서라도 상대방의 기회주의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제학의 거래비용이론에서는 신뢰를 중요한 재산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제야말로 뇌물을 없애고 공사를 엄격히 구분하며 정보 공개로 투명성을 높이면서 끊임없이 나눔의 삶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신뢰라는 재산을 쌓아 나가야겠다.

7. 전쟁터서도 꼼꼼히 일기(日記) 남겨 지식 기록 정신이 바로 경쟁력
이순신은 임진왜란 7년의 와중에서, 때로는 토사곽란(吐瀉 亂)에 시달리면서도 쉬지 않고 일기를 써 귀중한 '난중일기(亂中日記)'를 남겼다. '난중일기'에는 전쟁에 관련된 많은 기록뿐 아니라 당시 사회상에 대한 자료까지 담고 있어 사료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 그는 또 조정에 올린 장계(狀啓)에서도 전쟁상황을 생생하게 보고 했는데, 이 자료들은 현재 '임진장초(壬辰狀草)'로 남아 있다. 때문에 우리는 4백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임란이 어떠했으며, 이순신이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이겼는지를 비교적 상세히 알 수 있다. 그의 투철한 기록정신이 엿보이는 대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고려자기를 세계에 자랑하지만 과학기술이 획기적으로 발달한 지금도 이를 똑같이 재현하지 못한다. 기록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가치를 지닌 지식이나 기술을 기록으로 남기면 바로 국가와 후손들의 재산이 되는데 안타까운 일이다. 기록은 일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꾸준히 기록함으로써 미래를 향한 지표를 만들어낼 수 있다. 만일 이순신이 '난중일기'를 남기지 않았다면 후세에 큰 문화유산을 물려주지 못했음은 물론 자신의 전투에서까지 혼란과 시행착오를 거듭했을 것이다. 각종 업무를 기록하는 일지와 개인의 일기는 물론 주부의 가계부까지도 그 유용성을 지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지금 기록을 소흘히 해 많은 손해를 보고 있다. 기술에 대한 상세한 기록이 없기 때문에 기술자가 나가버리면 똑같은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10년 전까지 만들었던 제품도 보관하고 있는 기록이 없어 다시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10년 전의 기술을 알지 못하는데 거기서 어떤 미래의 기술이 나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아주 못살던 나라에서 단기간에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룩한 까닭에 많은 후진국이 우리의 과거 기술을 구매하기를 원하지만 기록이 없어 판매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어느 화학과 교수는 자기가 하고 있는 실험을 3백여년 전 독일에서 했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껴 그때의 자세한 실험결과를 사 본 적이 있다면서 그들의 철저한 기록정신에 놀랐다고 한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은 지금같이 경쟁이 치열한 때엔 '아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바꿔야 한다. 아는 것, 즉 지식이야말로 경제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무기다. 이 때문에 지식경영이 강조되고 있다. 지식은 꾸준한 기록에 의해 축적돼야 널리 활용될 수 있다. 종업원 개개인이 갖고 있는 지식을 모아 기록하면 회사의 지식은 쌓인다. 미국 기업들은 생산·판매·구매·인사·재무·회계 등 많은 업무의 처리방법을 자세히 기록한 지침서를 만들어 실제업무에서 뿐 아니라 종업원 교육용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 자신의 지식을 자신만을 위해 쓰다 소멸시킬 것이 아니라 철저한 기록정신으로 더 큰 용도를 위해 남기는 지혜를 발휘할 때다. 오늘(1998. 12. 16)은 바로 충무공의 4백 주기가 되는 날. 전쟁터에서도 일기를 남기던 그의 치열한 모습이 유난히 눈에 선하다.

8. 거북선같은 혁신이 필요한때...
이순신은 배를 만드는 기술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임진왜란이 터지기 전 거북선같이 뛰어난 혁신제품의 설계와 제작을 주도했다. 이순신의 조카로 수군에 종군한 이분(李芬)은 거북선의 탁월성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설사 적선이 바다를 덮을 정도로 많이 몰려온다 해도 거북선이 적의 선단 속을 출입 횡행하면 향하는 곳마다 적이 쓰러졌다. 그리하여 크고 작은 해전 때마다 이 거북선으로 언제나 승리를 거두었다." 기술자도 아닌 이순신이 어떻게 거북선과 같은 창의적인 제품의 설계와 제작을 주도할 수 있었을까. 이는 이순신이 일본 수군의 강점을 무력화하고 우리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전함 개발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기술자들과 함께 거북선의 개발에 혼신의 힘을 기울인 결과였다. 일본군은 우리에겐 없는 조총을 갖고 있었다. 또 그들은 칼싸움에 능했다. 이순신은 적의 강점인 조총을 무력화하고, 적이 우리 배에 올라와 칼싸움 할 기회를 봉쇄하기 위해 배 위를 목판으로 덮은 거북선을 만들었다. 거북선의 목판 위에는 돛을 올리고 내리기 위한 좁은 십자로를 제외하곤 모두 송곳을 꽂아 사방 어느 곳에서도 적군이 발을 디딜 수 없게 했다. 또 배 안에선 밖을 엿볼 수 있지만 밖에서는 배안을 볼 수 없었고, 거북머리와 거북꼬리 부분, 배의 좌우에도 화포를 쏘는 구멍이 있어 적이 거북선을 포위하기 힘들었다. 그야말로 거북선은 당시 획기적인 신제품이었다. 우리가 근원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신제품개발·품질향상·원가절감을 위한 기술혁신, 새로운 경영 방법을 도입하기 위한 경영혁신, 새로운 판매방법을 활용하기 위한 마케팅혁신, 기업내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혁신, 참신한 디자인을 도입하기 위한 디자인혁신, 애프터서비스의 획기적 개선을 위한 서비스혁신 등 많은 분야에서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이순신이 거북선 같은 혁신제품 개발을 주도한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정부·기업·대학 등 어떤 조직체든지 성공적인 혁신을 추진하려면 지도자나 책임자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 저명한 경제학자 슘페터가 지적했듯이 혁신은 '창조적 파괴'를 수반해야 하므로 반드시 기존의 것을 없애거나 크게 바꾸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혁신의 중요성에 대한 경영자들의 인식이 높아 가고는 있으나 아직도 경영에서 혁신을 우선 추진한다는 '전략적 의지(Strategic Intent)가 미흡하다. 한국 경제는 이미 혁신주도 단계로 진입해야 함에도 경영자들이 아직도 저임금이나 규모의 경제에 의존한 저원가 전략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가나 경영자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의 중요성을 올바로 인식하고 큰 어려움이 있더라도 혁신을 주도한다는 전략적 의지를 다져야겠다.

9. 경제전(戰) 지휘 할 경영자 키워야...
이순신 장군이 자살했다면 놀라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전사한 직후부터 그의 자살설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순신의 부하였으며 후에 삼도수군 통제사가 된 유형(柳珩)에 따르면 이순신은 평소에 "자고로 대장이 자기의 공로를 인정받으려 한다면 생명을 보전하기 어렵다. 따라서 나는 적이 퇴각하는 날에 죽어 유감될 일을 없애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숙종 때 광주목사와 이조판서를 역임한 이민서(李敏敍)도 "이순신은 전쟁 중에 투구와 갑옷을 벗고 스스로 적탄에 맞아 사망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순신 자살설의 근거는 무엇인가. 이순신은 모략과 음해가 판치는 세상에서 세 번씩이나 자리에서 쫓겨났고 두 번씩이나 자리에서 쫓겨났고 두 번씩이나 백의종군하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는 국가적 위기에서 온 몸을 다 바쳐 나라를 구했지만 전쟁 중임에도 감옥에 갇혀 죽을 뻔했다. 이런 세태 때문에 그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살아 남는다 해도 전쟁이 끝나면 또 다시 모함을 받아 죽게 될 것을 짐작하면서 적의 조총도 피하지 않아 최후를 맞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순신 자살설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견해도 많다. 이순신은 평소 생사와 화복을 천명에 맡기고 전투에 최선을 다하는 인생관을 갖고 있었으므로 모함과 벌이 싫어 미리 자살했다는 것은 그의 인품과 어울리지 않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이순신 자살설의 진위를 판단할 능력이 없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당시 세태 때문에 이순신 자살설이 일면 설득력을 갖게 됐고, 이런 세태는 그가 전사한 이후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과거에 쓰라린 역사적 경험을 했기에 지금 우리 사회의 풍토가 크게 나아졌다고 할 수 있는가. 불행하게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순신같이 청렴한 공직자가 오히려 요령없는 사람으로 '왕따'가 되는 경우도 많다. 정부뿐 아니라 기업 등 각계 각층에서 이런 세태가 만연하고 있음을 자신있게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안타깝지만 거의 없을 것이다. 한 국가가 갖고 있는 가장 종요한 자본은 인간자본(Hunan Capital)이다. 또 '기업은 사람이다.'는 말도 있다. 이같이 한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인재이므로 회계학에서도 기업의 인적 자원을 자산으로 명시하는 인적 자원 회계(Hunan Resource Accounting)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혹독한 국제경제에서 살아 남으려면 정부·기업 등 각계 각층에서 이순신 같이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이순신이 어지러운 세태 속에서도 나라를 위해 큰 공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유성룡·권율·조헌·이원익 같이 자기의 불이익을 무릅쓰고 그를 적극 지원한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비록 자신과 가깝지 않고 자기에게 불이익이 돌아온다 해도 강직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감싸주고 도와주는 용기와 자세를 가져야 한다. 자기 이익에 눈멀어 훌륭한 사람을 모함하거나 내쫓는데 앞장서거나 이런 일에 함께 휩쓸리는 공범자가 돼서는 안되겠다.
4백년 전의 나뿐 세태가 나라를 구한 한 영웅의 삶에 좌절을 안겼듯이 지금 우리는 또 다른 이순신들을 죽이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겠다. 지금 많은 이순신들을 살리지 않으면 우리는 또 다시 경제전쟁에서 패해 남이 우습게 여기는 민족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하자.

10. 강한 성취욕으로 IMF 파고 넘어야, 부정 부패는 국가경쟁력에 암적 존재
원칙 바로 서야 나라 바로 선다. "공직자는 보신(保身) 아닌 국민 봉사가 제 할 일... 각계 지도층이 나서서 책임·희생정신 보일 때" 이순신 장군 가상(假想) 인터뷰는 그가 순국한지 꼭 4백주기가 되는 지난 16일 오후 충남 아산 현충사의 충무공 영전에서 이루어졌다. 지용희 교수는 이번 인터뷰에서 임진왜란 때 백전백승의 위업을 이룬 이 장군의 시각을 통해 우리나라 국제 경쟁력이 붕괴된 원인을 진단하고 경제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현충사서 충무공 가상 인터뷰
지용희 교수: 장군님 안녕하십니까. 장군께서 그토록 사랑하시는 우리 후손들의 잘못으로 또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치열한 경제전쟁에서 패배한 것이지요. 이런 국난을 타개하기 위한 고견을 듣고자 합니다.
이순신 장군: 이승을 떴다고 내 어찌 한 순간이라도 그대들을 잊었겠는가. 사실 나도 걱정을 많이 하고 있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오히려 반갑구먼.
지 교수: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력전이든 경제전이든 이기는 원리는 고금을 통해 같은게 아닙니까. 그 동안 우리는 지나치게 원리원칙을 무시해 많은 문제를 일으켰는데 장군님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 장군: 임란 때나 지금이나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 있지. 원리원칙을 너무 무시한다는 점이야. 임진왜란 전 특히 인사원칙이 무너져 사회기강이 해이해졌지. 내가 직언 좀 했다가 일생 세 번이나 직장에서 쫓겨나고 두 번이나 백의종군하는 신세가 됐지만 그때 원리원칙을 지키려 한 것은 잘한 일이었다고 믿네.
지 교수: 요즘 원리원칙을 무시하는 풍조는 어떻습니까. 한 예로, 우리는 시장경제를 내세우면서도 지나치게 정부가 개입해 원칙을 훼손했습니다. 그 결과 자원 배분이 왜곡되고 독과점이 심화됐지요. 자연히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지 못해 경제의 효율성이 저하 됐습니다. 정부가 경제에 지나치게 개입하면 정경유착에 따른 부정부패가 크게 증가합니다.
이 장군: 부정부패는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되네. 역사가 분명히 증언하는 것은 국가·기업 등이 세상의 어떤 조직도 부정부패가 만연하면 반드시 망한다는 사실이야. 내가 발포 만호(鉢浦 萬戶)로 근무하던 시절, 내 직속상관이 거문고를 만들려고 부하를 보내 영내의 오동나무를 베려고 해서 이를 막은 일이 있지. 조그만 일 같지만 그 오동나무는 엄연히 관청 물건이야. 절대 사용(私用)은 안 된다고 생각한 거야.
지 교수: 부정부패야말로 경쟁력을 좀먹는 최대의 적이라고 봅니다. 얼마전 한 은행장이 몇 억원의 뒷돈을 받고 수천억원의 돈을 부실기업에 대출해 주었어요. 그 결과 자기가 받은 뇌물액수의 1천배가 넘는 손해를 은행에 끼쳐, 은행까지 부실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장군: 권력이 많은 사람일수록 부정부패에 물들면 그 여파가 클 수밖에 없네. 지위가 높은 사람의 부정부패에 대해선 더욱 엄격하게 벌을 주어야 하네.
지 교수: 더 걱정스러운 것은 경제전쟁의 최일선에서 싸우는 기업까지도 납품 비리·경비 남용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느 중소기업 사장은 똑같은 제품을 10여개의 대기업에 납품하는데 기업에 따라 납품가격이 10% 이상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이래가지고 제대로 된 가격경쟁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 장군: 자기가 맡은 일을 적당히 처리하는 것도 큰 문제네. 내가 임란 1년전 전라좌수사로 부임하고 보니 엉터리 보고서류가 많았네. 당시 전라좌수영의 수군은 서류상으로 6천 7백86명이었으나 실제로는 1천여명밖에 안됐고, 그나마도 늙고 병든 사람이 절반을 차지했네. 적당주의가 판을 친 셈이지.
지 교수: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적당히 얼버무리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현상이 지금도 만연하고 있습니다. 장군께서는 임금이 도와주기는커녕 감옥에 가두고 괴롭히기까지 했는데 왜 목숨까지 바치면서 충성하셨습니까.
이 장군: '사직은 임금보다 중요하고 백성은 사직보다 중요하다'는 말이 있지. 내 한 몸을 미련없이 바쳐 나라를 구한 것은 이 나라의 진짜 주인인 백성들이 왜군에게 너무도 비참하게 짓밟히는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네. 모든 공직자들은 윗사람보다는 진짜 주인인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하네. 기업체 종사자들도 진짜주인에게 봉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지.
지 교수: 지금 우리 기업들은 IMF 한파로 사기가 크게 저하됐습니다. 장군께서는 외국기업과의 한판 승부에서 이길 수 있는 비법이 있다면 가르쳐 주시지요.
이 장군: 이 세상에 신기의 비법이란 게 있겠나. 꾸준한 대비와 성실한 마음가짐만이 성공의 열쇠라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항상 지름길만 찾으려 하지. 우연히 지름길을 찾아 목표에 도달했다 치세. 바로 또 다른 변화에 대비하지 않으면 헤매게 될 수밖에 없네.
지 교수: 장군님이 거둔 승첩들은 거의 신기에 가까울 정도였지요. 특히 명량에서 거둔 승리야말로 대단하지 않았습니까.
이 장군: 명량해전은 정말 힘든 전투였네. 내가 치밀하게 사전준비를 했다 하나 12척의 배로 2백여척의 왜선을 막을 수 있을까에 사실 나도 확신하지 못했어. 전투 전날밤 신선이 나타나 비법을 일러주었기에 안심했지.
지 교수: 자꾸 신선얘기를 하시는데 신선의 도움 때문이겠습니까. 장군님의 치밀한 작전계획이 없었더라면 가능했겠습니까.
이 장군: 물론 우연히 이겼다는 것은 말도 안 되네. 우연이라면 싸우다 전사한 우리 장병들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명량해전에서 이기기 위해 사실 치밀한 사전조사를 했지. 명량해협을 흐르는 바닷물이 너비 3백m 남짓의 울돌목으로 빠질 때면 갑자기 물살이 빨라져 용솟음치는 것을 보고 이곳이야말로 천혜의 전략요충지라 확신했네.
지 교수: 장군님의 일기를 보면 해전 당시 장군께 타신 대장선을 제외하고 나머지 배들은 거의 한동안 아무런 지원을 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고 있었는데 사실인가요.
이 장군: 내가 거의 한시간 동안 적과 홀로 싸우는 동안 나머지 장수들은 왜군의 기세에 눌려 후미에서 눈치만 보고 있었지. 워낙 적의 기세가 등등했으므로 내 부하들의 행동을 크게 탓하고 싶지는 않네.
지 교수: 전투에서는 무엇보다도 용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군요.
이 장군: 전투뿐이 아니지. 세상을 사는데는 무엇을 이루어내고야 말겠다는 용기와 투지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지. 비록 주어진 환경이 열악하고 맡겨진 업무가 어렵더라도 의지만 있으면 능히 헤쳐나갈 수 있다네.
지 교수: 장군님 말씀을 들으니 새삼 용기가 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을 살고 있는 후손들에게 당부의 말씀 한마디 해주세요.
이 장군: 빼앗겼던 나라를 다시 찾고 이만큼이라도 경제성장을 이룩한 자네들을 자량스럽게 생각하네. 다만 한가지, 조그만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고 남과 국가를 위해서도 힘써달라는 말을 하고 싶구먼. 이런 생활에서야말로 남모르는 뿌듯함도 느낄 수 있다네.
지 교수: 어려운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분발하는 저희들의 모습 지켜봐 주시고 부디 편히 쉬십시오.

美 CIA가 전망한 2015년의 세계

美 CIA가 전망한 2015년의 세계

[美 CIA] "2015년 통일한국, 동북아 군사강국 부상"


세계전망 보고서... 美 유일 초강대국 지위 계속, 日-러 쇠퇴

미국 중앙정보국(CIA) 산하 싱크탱크로 중?장기 전략 결정을 돕는 국가정보협의회(NIC)가 최근 ?2015년 세계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68쪽에 달하는 이 보고서는 NIC가 지난 15개월간 민간 연구소와 대학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작성한 것으로, 남북한이 통일을 이루고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할 경우 동아시아의 군사강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향후 15년간 일본이 미국?유럽연합과 함께 형성해온 세계 3대 경제력 지위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고, 반면 중국과 인도가 경제?군사적 잠재력 면에서 크게 약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는 과거 미국과 자웅을 겨루던 강대국 면모를 잃고 쇠퇴를 거듭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구조적 변화로 사회적 혼란이 불가피하지만 과거 러시아를 대신하는 군사?경제 강국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NIC는 이와 함께 아시아 안보 환경은 미?중, 중?일, 중?인도의 강대국간 경쟁관계, 한반도 대만 남중국해 등의 역내 분쟁지대, 내부 도전을 받는 북한 중국 인도네시아 정치체제, 국가 내 지역간 긴장이나 소수민족 문제(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미국에 대해선 적대 국가와 테러단체들로부터 생?화학?핵미사일 공격을 받을 위험이 여전할 것이지만, 경제?군사?과학?기술?군사?외교적 영향력에서 필적할 상대가 없는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지위를 계속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어 중국이 15년간 해?공군 장비 근대화와 미국 본토를 겨냥한 수십기의 핵탄두 미사일 배치를 완료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영향력을 겨루는 경쟁 상대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대만의 중국 본토 귀속을 둘러싼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된다고 해도 중동에서 태평양으로 향하는 해상로를 놓고 미국과 패권을 다투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상당 기간 연 평균 7%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하겠지만, 정치체제가 이를 어떻게 뒷받침해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이 향후 중국의 위상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음은 NIC의 보고서 주요 부분을 요약한 것이다.

◆세계 인구

2015년 세계 인구는 72억명에 달할 것이다. 2000년 61억에 비해 약 11억이 늘어날 전망이다. 인구 증가의 95%는 개도국에서, 특히 도시 지역과 그 주변에서 뚜렷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 불안한 국가에선 인구 증가와 도시화가 불안정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연간 평균 세계인구 증가율은 1985년의 1.7%, 현재의 1.3%가 1% 선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과 신흥 중진국들에선 출산율 감소와 인구 노령화가 건강복지 및 연금 비용 증가를 초래할 것이고, 반대로 상대적 노동 인구 비율은 감소하는 현상이 뒤따를 것이다. 일부 개도국에선 비슷한 인구 추세가 오히려 노동 인구 증가와 그에 따른 경제성장 잠재성 제고 및 정치적 안정으로 이어지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기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의 인구는 현재의 9억에서 12억으로, 파키스탄은 1억4000만에서 1억95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이 창궐하고 있는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에선 높은 출산율에도 불구, 인구 증가율이 줄어들거나 전체 인구 숫자가 오히려 적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2000년 4340만명의 인구가 2015년엔 3870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AIDS는 아프리카 뿐 아니라 인도와 서남 아시아, 구소련 연방 공화국 일부 등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다. AIDS는 매년 국내총생산(GDP) 1%에 달하는 경제성장 감소를 불러오고, 건강복지 예산의 50% 이상을 소비하게 할 것이다.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선 평균 수명이 30~40세로 낮아지고, 매년 4000여만명의 고아를 양산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러시아는 높은 사망률과 낮은 출산율 때문에 1억4600만명에서 1억3000만~1억3500만 선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동유럽 국가들도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이다. 일본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서유럽 국가들도 출생률이 급증하거나 이민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인구 감소가 불가피하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은 몰려드는 이민자들로 인해 0.7~1%의 선진국들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추산된다.

선진국들은 인구 노령화로 인한 각종 문제로 골치를 썩이는 반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중동지역 및 중남미 일부 후진국들은 유소년?청년층 인구 증가에 따른 실업과 내부적 갈등으로 사회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천연자원과 환경

세계적인 식량 생산량은 지구촌 인구를 부양하는데 부족하지 않을 만큼 이뤄지겠다. 하지만 빈약한 사회 기반시설, 공급체계 미비, 정치적 불안과 고질적 가난으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일부는 여전한 영양실조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향후 15년간 이 지역에서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인구는 20%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수요는 약 50% 늘어날 전망이지만, 전체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충족할 수는 있을 것이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구의 채취 가능한 원유의 80%와 천연가스의 95%는 아직 매장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에너지 절약형 기술과 깊은 해저 원유 채굴 기술 등의 발전으로 에너지 고갈 사태는 빚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원유 총 수요는 2000년의 일일 평균 7500만 배럴에서 2015년엔 1억 배럴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며, 산유국들의 정책에 따라 원유가격은 주기적인 급등?급락 현상을 반복할 것 같다. 천연가스는 아시아에서의 수요 급증으로 앞으로 15년간 사용량이 1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식량이나 원유와 달리 물 부족은 중동지역,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아시아, 중국 북부 등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엔 30억명 이상이 매년 1인당 평균 1700㎥에 못 미치는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을 것이다. 개도국들에선 물의 80% 가량이 농업용수로 들어간다. 1t 곡물 생산에 약 1000t의 물이 소비된다. 때문에 15년 후엔 지하수를 너무 많이 끌어올려 쓴 결과로 많은 개도국이 관개농업을 유지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물 부족에 따른 지역?국가간 긴장은 2015년까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만 해도 30여개국이 자체적으로 필요한 물의 3분의 1 이상을 외국에서 끌어다 쓰고 있다.

환경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경작지와 열대림은 현격히 감소하는 반면, 온실 가스는 크게 늘어난다. 습지와 산호초 등의 감소로 희귀종 멸종 현상이 더욱 악화된다. 대기는 독성 화학물질과 오존으로, 강과 호수들은 산업?농업 폐수로 오염이 확대된다.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뜻이 모아지고 있지만,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노력은 기대하기 힘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지에선 오랜 동안 소홀했던 핵 시설 관리 등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으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동?중유럽 국가들 역시 공산권 시절부터 환경 보전을 무시해온 데 따른 후유증을 뒤늦게 겪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극 오존층 구멍은 앞으로 20여년간 더 커져 호주 아르헨티나 칠레 등에선 피부암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과학과 기술

불과 15년 전만 해도 정보기술(IT) 혁명의 엄청난 영향을 예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향후 15년 뒤엔 더욱 획기적인 정보기술 및 여타 과학?기술의 도약이 예상된다. 계속적인 정보기술의 전파와 새로운 생명공학 기술 발전은 최고점을 향해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IT는 세계 무역의 가장 중요한 근간이 될 것이며, 국경을 초월한 활동무대를 제공할 것이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IT혁명이 지난 18세기 중엽 산업혁명 이래 세계에 가장 큰 변화를 몰고 왔다는데 의견을 같이 한다.

정보통신, 생명공학, 재료과학, 나노(nano?10억분의 1)기술 분야의 지속적 혁명과 그 결합은 기술투자에 획기적 증가를 불러올 것이고, 이는 또 다시 새로운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기존 형태의 기술도 2015년까지 새로운 시장으로 부분적 발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초기 형태의 탄도미사일이나 대량 살상무기 기술을 습득하는데 관심 있는 일부 국가들이 그 때까지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공학은 게놈(Genome)지도 완성과 획기적 예방?진단?치료법 개발로 인간 수명 연장에 의학적 혁명을 가져올 것이다. 유전자 변형 곡물은 영양 실조에 시달리는 10억 인구에게 충분한 식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재료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환경오염 걱정 없이 영구적 사용이 가능하고 소비자 수요에 쉽게 부응하는 다기능 지능형 제품 생산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불량국가, 테러리스트, 범죄조직들이 새로운 초고속 정보기술과 과학 발전을 세계 안정과 안보를 위협하는 불법 행위에 동원할 가능성도 아울러 커진다. 첨단 정보?금융?수송 수단과 국제적 조직망을 갖춘 초국가적 범죄조직이 활개를 치고, 미국 캐나다 유럽 중국 콜롬비아 이스라엘 일본 멕시코 나이지리아 러시아 등지를 연계하는 일종의 동맹을 결성해 활동 규모나 반경을 늘려나갈 우려가 있다. 정책 결정권을 가진 정치인들을 조직적으로 매수하는가 하면, 불안한 금융기관이나 기업체들을 직접 인수하고, 광대한 지역 장악을 위해 반군 단체들과 협조할 가능성도 있다. 마약 거래, 밀입국 알선, 부녀자 암거래, 독성 물질이나 위험한 폐기물 불법처리, 불법 무기 및 군사기술 밀수출 등 그들의 활동 범위나 대상도 대규모 국제화로 치닫는다. 현재만 해도 불법 범죄에 따른 연간 수입이 마약거래 1000억~3000억달러, 독성 폐기물 처리 100억~120억달러, 미국?유럽 자동차 절도 90억달러, 밀입국 알선 70억달러, 비디오 소프트웨어 등 지적 재산권 절도가 1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나날이 증가하는 컴퓨터 네트워크화는 미국의 주요 기간시설들을 더욱 매력적인 공격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 신원을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원격조종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공격이 가능하다. 불량국가나 테러단체들이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사이버 전쟁 수단이나 기술을 개발해낼지 알 수가 없다. 생명공학, 정밀기술, 재료과학 등의 급속한 발전과 보급은 적대 세력들의 생물학전이나 세균 테러 감행 능력을 더욱 강화시켜 줄 것이다.

◆세계 경제와 세계화

네트워크로 연결된 국제경제는 정보, 아이디어, 문화적 가치, 자본, 제품, 서비스 및 인적 자원의 무한하고 빠른 유통, 다시 말해 세계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글로벌화된 경제는 2015년 세계의 정치적 안정에 보탬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모든 곳에 빠짐없이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지는 못한다. 경제의 세계화는 고질적인 금융불안 위험성과 경제적 격차 확대로 인해 험난한 길을 걸을 전망이다.

지구촌 경제는 주기적인 금융위기에 빠질 위험이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자체적 대응이나 자정 능력은 있다고 평가된다. 1997~98년 세계적 금융위기에서 신속히 회복했고, 최근의 원유가 급등이나 Y2K 문제 해결 능력 등은 그만한 탄력성이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경제 자유화와 세계화가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정도가 지나쳐 개별 국가 경제가 세계 시장 흐름에 좌지우지되면서 금융위기를 초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1998년 러시아의 금융위기가 즉각 브라질에 악영향을 미쳤던 것처럼, 한 국가의 혼란이 지역적?국제적 위기로 곧바로 파급되는 부작용이 있다.

2015년 세계 경제는 전체적으로 1960~70년대의 높은 성장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좀더 높은 삶의 기준, 향상된 경제 정책, 무역?투자 증대, 정보기술 전파, 민간분야 확대 등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늘어나면서 경제성장 자극제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금융위기 빈발이나 에너지 공급 파행 등 악재들이 잇따르면 낙관적 전망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릴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혁신적 발전 추세에서 뒤쳐지는 지역이나 국가들은 더욱 심화되는 경제 불황, 정치 불안정, 문화적 소외에 직면하게 된다. 정치?인종?이데올로기?종교적 극단주의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이는 자연히 폭력으로 연결될 것이다. 미국과 여타 선진국들은 이들로 말미암아 ?신세계? 변혁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구세계? 도전에 직면하는 운명을 맞게 된다. 일본의 경제활동은 1990년대보다 활발해지겠지만,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상대적 중요성은 줄어들 전망이다. 고통을 감수하는 자발적 경제개혁을 단행하지 않는 한 2015년엔 세계 3대 경제 대국의 지위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분석된다.

2015년 세계 경제가 낙관적 전망대로 발전하려면 다음과 같은 가능성들을 경계해야 한다. 우선 미국 경제의 장기 침체다. 미국 경제는 많은 무역적자와 저조한 국내 저축률 등으로 인해 한번 그 성장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를 상실할 경우 급격한 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장기화되면 전 세계에 심각한 경제적?정치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유럽과 일본은 인구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 유럽과 일본 인구는 급속히 노령화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노동?비노동 인구 비율을 유지하려면 2015년까지 1억1000만명의 새로운 노동인구 보충이 필요하다. 일부 유럽국가의 이민정책과 복지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성장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

이미 세계 GDP 6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경제 고성장 유지가 실패하는 경우도 치명적이다. 중국이 야심적 경제개혁 목표로 잡고 있는 국영기업 구조조정과 금융기관 정비, 국가 공무원 고용 반감 등의 달성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들 개혁 목표가 궤도를 벗어나면 경제성장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 인도 역시 개혁정책을 도입하지 않는 한 고성장 유지가 불가능하다.

신흥 이머징 마켓 국가들의 금융기관?제도 개혁 실패도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많은 신흥 국가들은 또 있을지 모를 경제위기에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금융개혁에 아직도 착수하지 않고 있다. 금융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제위기가 잇따를 경우 경제성장 지속에 필수적인 자본 유입을 거덜내고 말 것이다.

세계적 에너지 공급 파동이 일어나면 엄청난 폐해가 빚어질 것이다. 주요 에너지 생산국가들간에 분쟁이 일어나거나 2~3개 주요 국가에 장기간 정치적 불안이 지속되기만 해도 그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중동지역은 인구와 천연자원 문제부터 세계화와 내치 문제에 이르기까지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형편이다. 아직 대부분 국가들은 새로운 변화에 미온적이거나 아예 거부하고 있다. 원유 수출에 따른 수입에 의존하면서 필수불가결한 기본 개혁조차 도외시하고 있다. 때문에 인구 증가, 사회적 불안, 종교?이데올로기 극단주의, 테러리즘이 갈수록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국가별?국제적 통치 형태

국가는 여전히 세계 무대에 존재하겠지만, 정부는 국경을 넘나드는 정보, 기술, 질병, 이민, 무기, 금융거래 등에 있어 점차 통제를 상실해 나갈 것이다. 기업이나 비영리기구와 같은 비국가적 주체들의 국내외 영향이 더욱 커질 것이다. 미국을 포함한 경쟁력 있는 정부를 가진 국가들은 지배 구조를 급변하는 국제환경에 재빨리 적응시켜 상호 연계된 세계에 적합한 형태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2015년의 급변하는 세계는 전통적인 정부 구조의 재정립을 요구하게 된다. 경쟁력 없는 비효율적 정부를 가진 국가는 세계화의 혜택을 누리지 못할 뿐 아니라 오늘날보다 더 벌어지는 격차를 감당하지 못한 채 국내외 분쟁에 휘말려들 수밖에 없다.

세계화는 정부 결정과정에 투명성을 증대시킬 것이다. 독재 정권의 통제력 유지를 어렵게 하고 종전의 계산된 민주화 과정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국제적 인적 교류 확대는 정치, 정책, 심지어는 국가적 동질감에 다양한 변화를 가져 올 것이다. 세계화는 또한 초국가적 사안에 대한 국제적 협력 필요성을 더욱 높일 것이며, 기존의 국가나 국제기구의 역할은 점차 축소될 것이다.

◆미래의 분쟁

미국은 정보기술을 바탕으로 한 전장상황 파악과 정밀 유도 무기 분야에서도 강력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게 된다. 한편 미국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의 위협에 맞닥뜨릴 것이다.

첫째, 적국 또는 비국가 테러단체들이 직접적인 미군과의 충돌은 피하고, 미국의 힘을 최소화하면서 약점을 공략할 수 있는 전략?전술 무기들을 사용하는 것이다. 둘째는 핵미사일을 포함한 전략적 대량 살상무기 위협이다. 러시아?중국?이란?이라크, 특히 북한은 미국에 결정적 타격을 가하는 능력을 보유할 수 있다. 또 대량 살상무기의 수출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세번째는 지역적 재래식 군사 위협으로, 몇몇 국가들은 냉전?탈냉전 시대 기술과 전력을 함께 지닌 방대한 군사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점이다.

국제사회는 소규모 내전이나 국지적 국가간 전쟁 등 세계 곳곳의 분쟁을 면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파키스탄에서 중국?대만에 이르기까지 아시아의 대립국가들과 중동지역의 상호 적대국가들 사이에서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대량살상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등 무기기술 발전은 더욱 치명적 인명 손실을 야기할 것이다.

주한미군이 존속하는 통일된 한반도는 아시아의 군사 강국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많은 관측통들은 향후 10~15년간 한국이 통일 과정에 필요한 비용으로 많은 힘과 자원들을 소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통일이 안될 경우 북한의 대량 살상무기들은 지역 안보에 계속 위협적 요소가 될 전망이다. 북한은 1개 또는 2개의 핵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년간 중?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해온 북한은 대포동 2호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정확성과 사정 거리, 탄두 탑재 능력을 향상시키고, 더욱 발전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5년까지 대포동 2호 유형의 미사일을 최소한 여러개 배치할 것으로 판단된다.

종교?인종?경제?정치적 갈등에 따른 내전은 현재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분쟁과 관련한 유엔이나 지역 안보기구 개입 요청도 증가할 것이다. 주요 선진국가들은 우선적인 국내 문제, 실패 가능성, 정치적 의지의 결여 등으로 인해 직접적인 개입을 최소화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기수출 통제 제도나 제재는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기술의 보급과 국가간 국경의 붕괴, 방위산업체들의 규합, 수익성을 쫓는 해외시장 개척 등의 요인들에 따른 것이다. 무기 제조 기술 수출 또는 이전 통제가 더욱 힘들어진다. 보다 정교한 첨단 무기 구입이 쉬워지고, 미국 본토나 미군 또는 그 시설물들에 대한 공격 수단이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미국의 역할

미국은 계속 국제사회의 초강대국으로 남는다. 미국의 세계적 경제?기술?군사?외교 영향력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을 전망이다. 세계화의 대표적 지지국이자 수혜국으로서, 금리 조정과 같은 국내적 경제활동조차 세계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미국은 정보기술부터 생명공학 등 여타 분야에 이르기까지 기술혁명의 선두를 유지한다. 우방이나 적국 모두 미국의 지속적인 군사력 우위를 자국의 안보 이해관계나 야심과 관련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국가들은 미국의 헤게모니를 시험하려 들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전략적이고 지속적인 광범위한 반미국 동맹으로 전개되지는 않겠지만, 어떤 특정 정책이나 국제 정치?경제 무대에서의 이해관계에 따라 전술적 연대는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외교는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특정 외교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을 사용하는 데 있어 더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미국 행정부는 경제력이나 문화적 영향력 중 적고 유연한 힘만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분명하고 급박한 국가적 안보 위협이 있지 않는 한 외교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경제력 사용은 오히려 전보다 더 힘들어 질 것이다. 경제적?기술적 주도를 유지하는 미국 민간분야가 최우선 순위를 외교 목표가 아니라 금전적 수익성에 두고 압력을 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리더십에 도전하고 시험하는 주체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러시아 인도 멕시코 브라질 등 개별 국가와 유럽연합(EU) 같은 지역기구, 갈수록 막강해지는 다국적 기업들,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지키려는 비정부기구들이 바로 그들이다.

◆주요 국가들의 불확실성

◇ 중국 - 중국의 향후 15년 경제발전에 대한 전망에는 많은 미지수가 따른다. 정치 적 체제를 유지하며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병행 유지하겠다는 전략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정권의 정통성에 대한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할 경우 요구되는 전면적인 구조 변화와 경제의 세계화 및 정보기술 혁명에 대한 광범위한 수요는 국내외적인 문제에 전례없는 경제?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 중국이 이러한 문제들에 압도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정치적 탄력성과 경제적 역동성, 그리고 동아시아 리더 역할에 대한 자신감 등을 입증해 보인 바 있다. 특히 군사적 장기 계획은 중국이 동아시아 내 미국의 힘을 제어하고 영토적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내 압력에 부응하고 경제 고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이 2015년까지 충분한 정치개혁을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두 가지 경우가 미국의 안보상 도전이 될 것으로 진단한다. 중국이 분열 또는 약화되거나, 아니면 동아시아에서 전략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경제력과 군사력을 사용하려는 경우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중국이 경제 성장과 국내 안정을 위해선 평화가 불가결하다는 판단을 따를 것으로 내다본다.

◇ 러시아 - 2015년까지 모스크바는 세계 리더로서의 기존 기대감을 자신들의 급락한 위치에 맞추는 데 더 많은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목적을 수단에 맞춰 내려잡는 과정에 적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러시아 정부의 통치와 경제 정책 방향과 성격이 어떻게 변할지도 미지수다. 가장 개연성이 높은 결과는 내부적으론 약화된 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자리 등을 통한 국제기구와 연계해 생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이렇게 추락한 위상에 별 다른 저항없이 적응할 것인지, 아니면 지역 안정을 흔들어 놓으며 완강한 몸부림을 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 일본 - 가장 불확실한 점은 강력한 경제성장 회복을 위해 필요한 구조적 개혁을 단행해 경기침체를 추스릴 수 있을지 여부다. 두번째 불확실성은 일본이 안보정책을 변경해 좀더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미국과 더 상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 여부다. 대부분 분석가들은 모든 결과가 일본 정부의 태도에 전적으로 달려있다는 데 공통된 의견을 보인다.

◇ 인도 - 2015년 12억에 달할 인구와 기술력에 바탕을 둔 경제성장은 인도를 새로운 지역 강국으로 만들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경제성장의 불균형과 점증하는 빈부격차, 정치적 분열상 등은 과연 어느 정도까지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의문을 갖게 한다. 아무튼 인도의 노골화되는 야심은 중국과의 관계에 긴장과 갈등을 불러오고, 러시아 일본 및 서방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파키스탄과의 핵 경쟁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간조선 커버스토리 16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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